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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120명 매몰된 中 쓰촨성 산사태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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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서부 쓰촨성에서 24일 새벽 산사태가 발생해 120여명이 아직 매몰된 상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쓰촨성 티베트족·장(羌)족자치주의 마오현 신모촌에서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면서 주말 새벽 무방비상태의 마을을 덮쳤다. 이로 인해 62가구의 마을 주택과 주민들이 한꺼번에 흙더미에 쓸렸다.

25일 오후까지 계속된 구조수색작업에서 3명이 구조됐지만, 15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여전히 120여명이 실종상태다. 이날 산사태는 지난 21일 이후 중국 대부분 지역이 장마에 접어들면서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정부는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중장비를 갖춘 수색구조팀 등3000여명을 파견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력 구조"를 지시하고, 리커창 총리는 중앙정부의 대책반을 파견했다. 왕둥밍 쓰촨성 서기와 인리 쓰촨성 성장이 현장에 출동해 구조작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여전히 비가 내리고 도로가 유실돼 구조인력과 중장비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산사태로 흘러내린 흙더미의 양만 1800만㎥에 달하고 산사태의 최대 낙차도 1600m에 달했다. 이번에 산사태가 발생한 마오현은 2008년 5월 쓰촨대지진 당시에도 큰 피해를 겪었던 곳이다. 대지진 진원지인 원촨현과는 40㎞ 떨어져있다. 당시 지진으로 마오현에선 4000여명이 희생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시 대지진으로 지반이 불안정해진 것도 이번 산사태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추정한다.

신모촌은 이전 거주지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우려에 따라 1976년 현 거주지로 이주해 두 구역으로 나눠 살고 있었다. 산사태가 발생한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 사는 주민 110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쓰촨성 외에도 후난, 후베이, 장시, 안휘성 등 중국 중남부 지역은 21~23일 폭우가 내려 100여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23일 하루동안 3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진 장시성에서 수십개 마을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고속도로 500여km 구간이 폐쇄됐다. 통신과 전기공급마저 끊겨 사실상 고립된 상태다. 주민 1만여명이 긴급 대피한 후난성에선 앞으로도 1주일간 폭우가 예보돼 피해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4일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쓰촨성 산사태와 인명 희생에 대한 위로를 표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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