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매일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지역별 매출 공개한 25곳)의 올해와 작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25곳의 전체 매출 중 평균 국외 매출 비중은 57.7%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분기(58.6%)보다 0.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같은 국외 매출은 해당 상장사의 국외 법인이 벌어들인 매출로 현지화의 척도다.
전체적으론 대형주의 현지화가 1년새 다소 주춤거렸지만 반도체 등 일부 중간재 기업은 국외매출이 증가했고, 이들은 월등한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석 대상 25곳 중 1년새 국외 매출 비중이 늘어난 곳은 11곳으로 올해 지난 21일 까지 이들의 주가 평균 수익률은 22.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6.3%) 보다 높았다. 반면 국외 비중이 떨어진 14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5%에 그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 시장 한계로 국외에서 매출을 일으켜야 국내 기업은 중장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최근 1년 중국 사드 변수 처럼 현지화가 다소 주춤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외 매출을 늘린 반도체나 각종 소재 사업을 펼치는 중간재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기준 국외 매출 비중이 94%로 작년 1분기(92.2%) 보다 높아졌다. 중국 비중도 1년새 34.2%에서 35%로 상승했다. 중국은 이 업체가 생산하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반도체에 대해 자체 공급만으로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이 업체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 반도체 기업 도시바의 의결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출 호조와 국외 법인 매출 증가로 올 2분기에도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주가는 45%나 급등했다.
또 다른 중간재 기업 LG디스플레이도 국외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 이미 작년 1분기 91.1%에 달하던 국외 비중은 올 1분기 92.3% 까지 높아졌다. 코스피 대형주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국외 매출 증가분은 1조원이 넘었다. 이같은 국외 사업 성과에 올해 주가도 16.5%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공격적으로 국외 시장을 개척한 미래에셋대우도 1년새 국외 비중이 1.7%에서 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외 매출은 1215억원 늘었다. 올해 주가는 36.5% 상승했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정치적 보복에서도 자국 산업 피해는 최소화하려 하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 소재를 포함한 중간재 기업 영향은 향후에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분석대상 25곳 중 중국 매출을 밝힌 12곳의 1년새 중국 매출 증가분은 3조168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국 비중은 10.5%에서 11.2%로 오히려 높아졌다.
반면 자동차와 같이 최종 상품을 만드는 업체의 피해는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 매출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는 현대차의 경우 1년새 국외 비중이 60%에서 59.6%로 낮아졌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국외 비중이 67.3%에서 67%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모비스도 1년새 국외 매출이 24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65.6%에서 63.5%로 하락했다. 이 종목 주가는 올 들어 3.6% 하락했고 기아차 주가 역시 3% 빠졌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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