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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르포] 화력발전이 미세먼지 주범?···친환경 '영흥화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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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 1~4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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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풍력 단지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린 석탄화력···친환경 설비 갖춰 환경 오염 '최소화'

기준치보다 오염 물질 배출 시, 2000만원 벌금···한차레도 초과된적 없어
남동발전, 2025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 최대 72%까지 낮추기로

【옹진(인천)=뉴시스】박상영 기자 =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위치한 한적한 섬마을인 영흥도.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경기 화성을 거쳐 대부도로 들어가면 서쪽으로 다리로 이어진 선재도가 나오고, 또 이 곳에서 다리로 연륙된 영흥도를 만나게 된다.

지난 23일 찾은 영흥도에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친환경 설비를 갖춘 영흥화력 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다.

거대한 굴뚝에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생각했던 화력 발전소와 달리 영흥 화력본부를 찾은 날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영흥 화력본부에 도착하자마자 확인한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과 '보통'의 경계 수준이었다.

한국남동발전 직원들의 안내를 따라 영흥 화력본부의 모든 조작이 이뤄지는 중앙 제어실에 들어서자 대기 농도 수치를 보여주는 흑백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스크린에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먼지의 현재 수치와 기준 수치가 각각 적혀 있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이들 수치가 기준보다 초과되는 상황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인천시에서 벌금을 2000만원 부과한다"며 "지금까지 수치가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벌금을 문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영흥화력이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에 자리잡은 만큼 다른 지자체보다 더 많은 벌금이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에도 스크린에는 영흥화력 3·4호기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먼지 수치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실제 지난해 남동발전이 배출한 황산화물은 기준치 대비 32~59%, 질소산화물은 41~87%, 먼지는 19~26%에 불과했다.

영흥화력은 석탄화력 친환경기술을 청정에너지 수준까지 발전시킨 점을 인정받아 2014년 녹색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남동발전이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이 적은 이유는 막대한 비용을 환경 설비를 갖추는데 투자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지금까지 영흥화력본부에 환경 설비를 갖추는데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총 투자비의 23%에 달하는 수치다. 환경 설비를 운영하는 데에도 매년 640억원이 든다.

남동발전은 추가적으로 삼천포 3~6호기, 영흥 1·2호기에 환경 설비 보강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여타 발전소에도 환경설비를 최신설비로 교체해 2015년 대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 72%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친환경 설비를 갖춘 영흥화력 본부는 수도권 전력의 약 23%를 공급 중이다. LNG 복합발전 135기가 43%, 다른 지역에서 끌어오는 전력이 34%를 차지한다.

김수만 남동발전 가치창조부장 "영흥화력은 복합발전 대비 원가가 67%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른 지역에서 끌어오는 전력에 비해 손실률도 2.6%포인트 낮아 매년 664억원을 줄인다"고 했다.

중앙 제어실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회의실에는 남동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삼천포, 영흥, 영동, 여수, 분당 복합화력발전소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천포 1·2호기와 영동 1·2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 발전소는 전력 수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대비해 언제든지 가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기 상태 중이다.

주 제어실을 나오니 우뚝 솟은 굴뚝 3개가 눈에 보였다. 기자가 남동발전 직원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화력 발전은 총 4개이지만 3~4호기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하나의 굴뚝을 사용한다"며 "하나의 굴뚝에 두 개의 연통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영흥화력 본부에는 화력 발전소 뿐 아니라 신재생 설비도 있다. 풍력과 태양광 뿐 아니라 발전소에서 쓰고 바다에 배출하는 물에서 에너지를 뽑아 내는 소수력 발전시설까지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포함해 총 74.6MW의 신재생 설비가 갖춰져 있다.

남동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전력량을 2025년까지 1000MW급으로 늘려 전체 발전비율의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조7000억원의 자체 조달을 포함해 15조6000억원을 투자유치와 금융 조달할 계획이다.

장재원 남동발전 사장은 "이번에 수립한 추진전략들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경우 5년 앞당겨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달성 목표를 완수할 뿐 아니라 약 4만 여명의 신규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ypar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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