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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빨래' 1000회 출연한 김지훈 "연기는 용기라는 걸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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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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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빨래'에 출연해오면서 배우로서 배운 것이 많고 인간으로서도 성장을 했어요."

대학로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통하는 '빨래'(극작·작사·연출 추민주, 작곡·편곡 민찬홍)가 25일 오후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4000회 공연을 맞는다.

앞서 지난달 27일 축하할 일이 있었다. 오는 11월26일까지 예정된 이번 19차 프로덕션에 코믹한 '빵' 역으로 출연 중인 김지훈(35)이 뮤지컬 '빨래' 개인 1000회 공연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김지훈은 "'빨래'에 출연하기 전에는 연기라는 행위의 본질을 몰랐다"며 "추상적으로 이해를 했는데 '빨래' 이후 연기하는 인물이 가진 마음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용기라는 걸 깨달았다"고 웃었다.

서점 비정규직 직원 나영과 몽골 출신 이주 노동자 솔롱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서울살이와 사랑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공연으로 시작, 2005년 초연을 올린 이후 평단과 대중에게 인정받으며 12년 동안 60만 명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다.

2015년 6월14일 '빨래' 10주년 특별공연에서 당시 764회 출연으로 최다 출연상을 가져갔던 김지훈은 2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0년 오디션을 통해 이 뮤지컬에 발을 들인 지로 따지면 7년 만이다.

"책임감, 부담감이 커요. 스태프들, 배우들 그리고 관객들과 관계를 잘 유지해왔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17차 프로덕션에서 주인공 솔롱고를 연기하기도 한 김지훈은 '빨래' 무대는 "지금까지 긴장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실수를 많이 했어요. 최근에 그렇게 많이 불렀던 노래의 가사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함께 하는 배우들의 애드리브 때문에 웃음이 터져 그걸 멈추느나 고생한 적도 많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이 하나둘씩 늘어갈 때 '빨래'에 출연하는 보람도 커간다고 웃었다. "가사를 따라 부르는 건 그 상황에 몰입한다는 거예요. 저 역시 제 개인적으로 처한 상황에 따라 가사들이 다르게 느껴졌어요. 일이 꼬일 때 '비오는 날이면'을 부르면, 그렇게 많이 노래한 곡인데 눈물이 나고 그래요. 공연을 할수록 관객들과 교감도 늘어아는 것 같아요."

'빨래'는 소극장 뮤지컬 해외 진출의 선두주자로 통한다. 지난해 초청 공연 당시 받았던 호평에 힘입어 올해에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제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 내 한한령에도 지난 23일부터 중국 베이징 다인극장 무대(내달 9일까지 예정)에 오르고 있다.

작년 중국 초청 공연에 함께 한 김지훈은 "현지에서 '빨래'가 흥행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베이징 공연 첫날 기립 박수를 치셨다"며 "뮤지컬은 앙코르가 없는데, 중국 관객들이 객석에서 계속 기다리고 계셔서 해야 하나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한국어로 공연하고 중국어 자막을 달았는데 한국 공연과 똑같은 때 반응과 웃음이 나와서 신기했어요."

울림이 좋은 목소리를 지닌 김지훈이 대학로에 데뷔한 건 2006년 뮤지컬 '페이스 오프'. 당시 이 작품을 올린 루나틱 컴퍼니에서 9개월 간 단원 생활을 하기도 한 김지훈은 어렸을 때부터 개그맨, 가수, 배우의 꿈을 꿨다.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탁월한 성대모사로 끼를 인정받은 그다.

현재 '빨래'에서 악덕 서점주인 '빵' 역으로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김지훈은 "앞으로 다양한 역을 맡고 싶다"고 바랐다. "제일 지금 제일 잘 어울리고 잘하는 건 코믹한 역이에요. 하지만 그 안에 슬픔도 있고 아픔도 있는 페이소스가 짙은 역을 하고 싶어요."

올해 연말 이번 19차 프로덕션이 끝나면 김지훈은 당분간 '빨래' 출연을 쉴 예정이다. "회사에 1000회 이상 출연하면 좀 쉬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어요.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출연하지 않는 것이 지금은 조금 어색해도 영원히 다시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니까요."

한국에서 뮤지컬로 1000회 출연을 기록하는 건 드문 일이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성기윤 정도가 꼽힌다. '빨래'에서는 그런데 김지훈의 뒤를 이어, 김국희, 한우열, 박정표가 1000회 출연을 앞두고 있다.

"1000회 공연을 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생겼어요. 배우 컨디션뿐 아니라 환경 등이 함께 맞아야 하니 꽤나 의미 있는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야말로 '천운'이죠."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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