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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TF분석] '언론과 전면전' 홍준표, 전대 앞두고 노이즈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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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모두 발언에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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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특정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막말'로 유명한 홍 전 지사가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언론과 다툼을 벌이면서 '노이즈 마케팅'(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8일 여의도 기자간담회에서 "신문(중앙일보) 갖다 바치고, 방송(JTBC) 갖다 바치고, 조카(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시켜 청와대 특보자리 겨우 얻는 게 언론"이라고 말했다. 이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전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외삼촌이며, 문재인 정부로부터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위촉됐으나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다.

홍 전 지사는 비난을 멈추 않았다. 지난 20일엔 페이스북에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에는 홍 전 지사와 중앙일보를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일보와 JTBC, 홍 전 회장은 22일 홍 전 지사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중앙일보와 JTBC를 총괄하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홍 전 지사는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일련의 표현과 문맥을 보면 그 지목 대상이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임이 명백하다"며 "홍준표 전 지사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로 중앙일보와 JTBC, 홍석현 전 회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송사에 휘말린 홍 전 지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홍 전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앞으로 송사는 송사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또 "탄핵과 대선 때의 재벌언론 황제의 처신 등을 법적으로 문제삼고, 진영을 결집시켜 부도덕하고 잘못된 재벌언론 행태에 대해 대국민운동을 전개해서 재벌언론의 갑질시대가 끝났음을 자각하도록 할 것"이라며 투쟁을 방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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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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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후보들은 홍 전 지사의 이러한 언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대표에 출마한 신상진 의원은 2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노이즈 마케팅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보수 한국당은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상황인데, 품격 없는 언행으로 우리 당을 더 어렵게 만드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원유철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막말이 강한 야당을 만든다고 착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진정한 강한 야당은 국민의 지지가 생명"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회장과 언론을 상대로 날 선 발언을 이어갔던 홍 전 지사는 최근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홍 전 지사는 막말이 논란이 되자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오르며 기사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경선 레이스를 펼치는 신상진·원유철 의원보다 압도적인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대를 앞두고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강한 이미지'를 부각해 당권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막말'을 쏟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지지층이 결집해 6~8%에 머물렀던 지지율이 대선 결과 24%로 수직상승했다. 수위 높은 발언으로 효과를 쏠쏠히 거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3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전 지사가 홍 전 회장을 겨냥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할 수 있는 강한 면모를 보임으로써 강경보수진영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격조와 품격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지지층을 상대로 하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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