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스누버, 첫 일반도로 주행
차선 이탈 한 번도 없이 4㎞ 달려
1년 반만에 완전자율 직전 단계로
앞 차 인지 늦어 가끔 급정거도
“사고 책임 등 제도·기술 보완 필요”
여의대로를 달리며 길이 비교적 잘 뚫리자 차량의 시속은 50㎞로 올라갔다. 가끔 앞 차량의 속도를 인식하는 게 늦어 차량이 급하게 멈춰 서는 상황도 있었지만 스누버는 4㎞를 12분 동안 스스로 달렸다. 주차는 아직 혼자서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자율주행차 ‘스누버(SNUver)’가 22일 서울 국회대로에서 신호대기로 정차해 있다. 자율주행차가 국내 일반 도로를 주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일반도로 자율주행은 서울대 지능형자동차 정보기술(IT)연구센터가 2015년 11월 스누버 초기 모델을 발표한 지 1년 반 만에 거둔 성과다. 운전석에 탔던 계동경(29) 연구원은 “그동안 관악 캠퍼스에서만 달리던 스누버가 오늘 처음으로 일반도로를 누비면서 국내 자율주행차 역사를 새로 썼다”며 웃었다.
차량은 초기 모델보다 두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누버3’였다. 그동안 캠퍼스 내에서 2만㎞ 이상을 시험 운행했다.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해 고층 건물 사이와 터널 안은 물론 이면도로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능형자동차 IT연구센터장인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스누버3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임시운행허가 시험 단계에서 요구하는 신호등 인식과 1차 편도 도로에서 중앙분리선을 넘지 않는 추월금지 등에서 국내 최초로 모두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스누버에 설치된 라이다(lidar)센서와 카메라가 주변을 감지해 모니터로 전송한 화면. [김경록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직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날 스누버에는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4대와 카메라·센서 등 각종 장치가 달려 있었지만 신호등 인지 거리가 50m 정도로 짧았고 급정거를 가끔 하는 문제를 드러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도로 인프라가 자율주행차량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돼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또 사고 발생 시의 책임 주체를 누구로 할지, 자율주행차에 필수인 지도를 공공재로 봐야 하는지 등 제도·기술 측면에서 정리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