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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獨 메르켈·英 메이, EU정상회의서 브렉시트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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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장래, 브렉시트보다 우선" vs "EU 국민 권리보호 방안 제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여성으로 유럽의 두 대표적인 정치인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논란의 발단은 메이 총리가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의 권리보호 방안에 대해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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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메이 영국 총리 [브뤼셀 AP=연합뉴스]



메이 총리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의 권리문제는 "이제 막 시작된 협상에서 조기에 고려되기를 원하는 이슈 중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영국의 원칙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협상을 EU 정상회의라는 외교무대에서도 의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메이 총리는 예전에는 EU에 사는 영국인들의 권리가 보호될 때까지 영국 내 EU 회원국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영국에는 300만 명의 EU 회원국 국민이, EU 회원국에는 100만 명의 영국인들이 살고 있으며 지난해 6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이들의 권리문제가 부각됐다.

메이 총리의 이 같은 입장은 일단 EU 회원국 권리문제에 대해 영국이 적극적인 입장을 밝힘으로써 다른 의제에서 EU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선공(先攻)'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EU 내부에선 영국내 EU 회원국 국민 권리와 EU 내 영국 국민 권리문제를 놓고 서유럽과 동유럽회원국 간에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메이 총리가 EU 회원국 간 간극을 벌이기 위한 노림수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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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 [브뤼셀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EU 관리들은 메이 총리 측에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영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EU 측의 설명이다.

EU 관리들은 브렉시트 협상 문제는 양측 협상 대표에게 맡겨야 하며 국가 지도자들이 끼어들면 오히려 협상을 꼬이게 할 수 있다며 영국의 전략을 비판했다.

이런 EU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는 EU의 장래문제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문제보다 우선순위라고 못박았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선의를 갖고 이 협상이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나로서는 EU에 남아 있는 27개 회원국의 장래가 영국의 EU 탈퇴문제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메이 총리를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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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독일 총리(좌)와 메이 영국 총리(우) [브뤼셀 AFP=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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