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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자사고 학부모들 “아이들 ‘실험용 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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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폐지 움직임에 강력 반발 “강남 8학군 부활 등 부작용 초래” / 26일 보신각 앞서 거리시위 계획 / 전국외고교장協도 단체행동 논의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외국어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연일 거세다. 학부모들은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외고 교장들도 외고·자사고 폐지 반대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서울지역 자사고 학부모들의 모임인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며 “교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 논리에 힘없이 당해 왔는데,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자사고 폐지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학연은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하고 강남과 강북 간 교육격차, 하향 평준화 문제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겨냥해선 “학부모들이 거듭해 대화를 요청하는데도 아랑곳없이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자학연은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거리시위를 벌인다.

세계일보

22일 오전 서울 이화여고에서 자사고학부모연합회 관계자들이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외고교장협의회도 이날 오후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참가한 전국 28개 외고 교장들은 외고 폐지 논의를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외고교장협의회의 성명서 발표는 지난 18일 상산고 등 5개 자사고와 21일 서울 자사고 연합회에 이은 외고·자사고 교장들의 세 번째 집단 반발이다. 이들은 영어 인증점수 반영 금지와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한국사립초중고교법인협의회와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등 사립학교 관련 단체들도 성명을 내어 “정부와 일부 교육감들의 일방적인 외고·자사고 폐지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서울시교육청의 일부 외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교원과 학부모들의 이 같은 반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외고·자사고 교원과 학부모의 반발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일부 교육감의 일방적인 외고·자사고 폐지 방침으로 교육현장에 혼란이 발생한 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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