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국공립대총장들 "등록금 규제 비현실적…재정지원 강화"(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정위 간담회서 요구…총장 선출방식 개선·구조개혁법 필요성도 강조

연합뉴스

발언하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들이 비현실적인 등록금 규제를 푸는 등 대학의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또 2000년대 후반부터 논란을 빚어온 총장 선출방식 개선 등 대학의 자율적 운영권을 보장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국공립대가 인력 양성, 기초학문 육성, 지역 고등교육 수준 제고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공립대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가운데 국공립대에 지원되는 예산 비율은 2000년 61.1%에서 2015년 29.3%로 낮아진 데다 등록금도 8년째 동결돼 있어 재정적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것이 협의회 주장이다.

2000년대 들어 등록금 인상 폭이 커지고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정부는 대학등록금 인상률이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2010년 고등교육법을 손질했다.

국공립대의 경우 거의 모든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상황이다.

협의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국공립대 재정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하는 정책에 귀 기울여달라"며 "비현실적 등록금 규제 개선 등 등록금 합리화 방안, 국공립대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실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등록금 문제뿐 아니라 지자체가 체육관을 비롯한 시설건립, 취업 등 여러 방면에서 국공립대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국정위도 (지원)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는 대학 캠퍼스에 시(市)에서 운영하는 기관이 들어와 있는 경우도 있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국공립대의 재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모델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정부가 국공립대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윤 총장은 "총장 선출방식 개선 방안과 대학 평가체계 및 구조조정방식 개선, 대학 재정지원사업 개선 방안, 교육 연구·학생지도비 문제점 개선을 통한 교직원 급여 정상화 정책 등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장 선출방식 개선을 거론한 것은 선출 과정에서 정부 입김을 최소화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교육공무원법은 대학이 총장 후보자를 '추천위원회 선정' 또는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가운데 하나의 방법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 정부는 재정지원을 앞세워 사실상 간선제인 추천위원회 방식을 채택하도록 압박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부 국공립대 총장 인선 과정에서 추천위원회가 정한 2순위 후보가 1순위 후보를 제치고 총장직에 오르거나 명확한 이유 없이 인선이 지연되면서 대학의 자율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연합뉴스

발언하는 윤여표 충북대 총장



윤 총장은 이와 함께 국공립대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립대학의 책무성과 자율성을 담보하는 국립대학법,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입학자원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법 없이는 위기를 타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교원 정원 배정을 합리화하고 교원양성전문대학원 도입을 추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윤 총장은 "국공립대학은 지역인재 유출과 자율성 훼손, 대학의 위상과 정체성 약화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요구되지만 국가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국공립대 본연의 위상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cind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