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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중국 개고기 축제 취소? 올해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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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남부 위린서 21일 개막…열흘 동안 열려

매년 행사때 개·고양이 1만마리 도축 추산

동물보호 단체와 충돌 우려…당국 삼엄한 경계



해마다 이맘때면 서방 매체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중국 한 마을의 ‘개고기 축제’가 올해도 예정대로 열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에서 열흘동안 열리는 ‘리즈 구육(개고기)절’이 하지였던 21일 막을 올렸다.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개고기와 과일 리즈(여지)를 함께 익힌 이 지역 음식이 대대적으로 판매되는 축제 행사다. 지난달 일부 외신이 동물보호 운동가를 인용해 올해는 행사가 취소됐다는 보도를 냈지만, 실제와는 달랐던 셈이다.

이날 시내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 반대하는 동물보호 운동가들과 언론의 접근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년 행사 때마다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판매상에게 돈을 내고 우리에 갇혀있는 동물들을 ‘구출’하는 풍경이 보도되면서 국내외에서, 특히 서방에서 큰 화제가 됐다.

상인들은 관리 인원을 증강했고, 치안 당국도 동물보호 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홍콩 <명보>는 22일 현지 르포를 통해 시장에서 관리인들이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엄격히 제한했으며, “가게 안팎에 경찰 복장을 입은 이들은 많았지만,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들이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올해 당국의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길거리 판매가 금지되고, 판매대에도 도축 개고기 2마리까지만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는 보도도 있다. 위린시 당국도 충돌을 우려해 간판에 ‘개고기’를 내걸지 못하게 하고, 무허가 길거리 판매대 수십곳을 적발해 운영을 금지키셨다. 그럼에도 <명보>는 시장 현장에 도축된 개가 2마리 이상 걸려있는 가게가 꽤 있었으며, 많은 판매상들이 도축 뒤 현장 판매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개고기 판매 자체가 불법은 아니고 한국처럼 ‘개인의 기호’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불투명한 도축과 유통 과정이 지적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위린의 리즈 구육절처럼 '대량'의 개고기가 판매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동물 보호가들은 당국이 이 행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위린시 등은 이 행사가 관영 행사가 아닌 탓에 한계가 있다고 답해왔다.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매년 이 행사 기간 개·고양이 1만마리가 도축된다고 추산한다. 최근 반려동물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6200만마리의 반려견이 등록돼 있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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