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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재택근무 넘어 ‘워케이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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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항공, 해외여행 가서 일하면 근무로 인정

‘해외 리조트로 여행을 가서 일해도 근무로 쳐줘요.’

일본에서 ‘텔레워크’로 불리는 재택근무제가 확산되더니,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조합한 ‘워케이션(Worcation)’까지 등장했다. 일본항공(JAL)이 다음달 1일부터 워케이션을 도입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일본항공이 도입하는 워케이션은 해외 리조트 등에서 연간 최대 5일까지 사외 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유급휴가로 계산되지 않고 정상근무를 한 것으로 처리된다. 외국계 회사나 소규모 벤처기업이 일본 내 워케이션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대기업이 해외 ‘여행 근무’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항공은 지금까지 비행기 조종사나 승무원을 제외하곤 전 사원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텔레워크’를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해왔다. 지금까지는 집이나 고향에 내려갔을 때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 측은 “세계 어디에서 일하든 괜찮다고 회사가 명시함으로써 사원들에게 다양한 업무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워케이션이 도입되면 가족과 함께 외국의 리조트나 관광지에서 일을 하고,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는 레저를 즐기면서 재충전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렇게 함으로써 유연한 발상을 촉진할 수 있고,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는 것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지에서 근무하는 사원들은 일정한 시간 동안 자료 작성 같은 업무를 하고, 회의가 잡히면 전화로 참여한다. 업무를 시작하고 마치는 시간을 상사에게 보고하고 업무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근무 실태를 회사에 알리면 된다.

일본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5월부터 전 사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을 도입했다. 사원들은 금요일 아침 일찍 여행지로 가서 일을 하고 주말까지 휴가를 즐긴다. 또 휴양지 난키시라하마(南紀白浜) 리조트가 있는 와카야마(和歌山)현은 4월부터 기업들을 상대로 워케이션 유치 홍보를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 등 17개사가 이번 여름부터 가을까지 난키시라하마 워케이션을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로 노동력이 줄어들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일하는 방식 개혁’을 내세우고 텔레워크를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데 익숙한 기업 문화와 사원평가 방식, 일과 사생활의 분리가 어려운 점 등으로 해서 제대로 정착될지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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