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살아있는 권력수사, 칼날위 걷는 사투… 훗날 평가받을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면직 이영렬, 檢 게시판에 글 올려

조선일보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지난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면직(免職) 처분이 확정된 이영렬(59·사진)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9일 오전 검찰 내부 게시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전 지검장은 글에서 "최근 사태로 30년의 공직을 접게 됐다"며 "검찰 가족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어 "특별수사본부 수사의 시작은 살아 있는 권력이 대상이어서 칼날 위를 걷는 사투와 다름없었다"며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로지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한다는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임했다"고 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지 나흘 뒤인 지난 4월 21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 돈 봉투를 건넨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지검장은 "특별수사본부 수사뿐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등 중요 현안이 닥칠 때마다 쏟은 노력과 수사 성과는 훗날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바깥에서나마 제 평생 자랑이자 영광이었던 검찰의 미래를 기원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 전 지검장이 올린 글에는 19일 오후까지 후배 검사들의 댓글이 100개 넘게 달렸다.

[박상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