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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문 대통령, 탈핵 선언]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 대통령에 큰절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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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정지 선포식 안팎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부산 기장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한 할머니로부터 큰절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탈핵을 선언한 기념사를 마치고 고리 1호기 안 중앙제어실로 가기 위해 연단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이때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인 손희경 할머니(81)가 울면서 큰절을 한 것이다.

놀란 문 대통령은 할머니를 일으켜 세운 뒤 손을 잡고 할머니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손 할머니는 “청와대에 편지를 보냈으니 읽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6월 송전탑 반대 농성장을 방문해 손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12년을 버텨온 밀양 송전탑, 이제 문재인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늘 우리는 70~80대 할매들이 꾹꾹 눌러 쓴 편지 27통을 직접 들고 왔다”며 “특히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통해 밀양 송전선로를 철거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행사장에는 ‘2017년을 탈핵 원년으로’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신고리 5·6호기 해체하십시오”라고 외치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보였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에 대해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며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사 중단을 약속했지만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선포식에서 고리 1호기에서 37년간 일한 최장기 근무자, 원전 해체를 맡은 한수원 직원,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서명운동에 참여한 주부 등이 앉았다. 고리 원전과 가장 가까운 학교인 월내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8명이 문 대통령과 고리원전 정지를 상징하는 버튼을 누르자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풍선 8개가 떠올랐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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