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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운행 케이블카 20곳… 경제성 엄격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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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전락 우려 목소리

“허가때 비용편익 뻥튀기 가능성”
한국일보

8면전국 케이블카 추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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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명산과 해상에 케이블카 건설이 우후죽순 추진되면서 수익을 내기 위해 큰 돈을 들인 시설이 경제성 부족으로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실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구상 또는 추진중인 케이블카는 서울대공원 등 서울 2곳, 제부도 등 경기 4곳, 목포 등 전남 4곳, 속리산 등 충북 3곳, 울산 신불산케이블카 등 모두 34곳에 이른다.

반면 현재 운행중인 전국 20개 케이블카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경남 통영 미륵산케이블카 등 소수에 불과하다.

전남 여수 오동도 앞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말 완공된 뒤 11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명을 돌파하며 연간 매출 270억원을 넘기고 있다.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국내 케이블카 사업의 최대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8년 3월1일 운행을 시작, 같은해 4월19일 상업운행에 들어갔는데 운행 첫해 매출액 90억원에 25억원의 단기 순이익을 거두었고, 개장 후 누적 탑승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통영시는 189억원의 현금을 배당 받아 케이블카 건설비용(173억원)(국비 87억원 지방비 86억원)을 넘어서는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상당수 케이블카의 건설비용과 향후 수익으로 경제성 여부를 평가하는 비용 대비 편익값에서 상당 지역은 아예 턱걸이도 못하고 있다. 기초적 경제성도 갖추지 못한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비용편익(B/C) 조사 결과 남원의 경우 0.89, 함양 0.56 등으로 불합격점(통상 B/C가 1보다 높아야 경제성 있음으로 분류된다)을 받았다. 같은 시기 평가한 구례(1.03)와 올해 평가한 울산 신불산(1.04) 등은 1을 넘어 나름 경제성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 중앙투자심사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통과방침을 받은 울산 신불산의 경우 케이블카 설치 시 연간 72만명, 하루 2,000명의 탑승객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이 같은 비용편익조사마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8년 운행을 시작한 통영 케이블카의 경우 하루 평균 4,000여명이 이용하면서부터 흑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울산 신불산의 경우 하루 2,000명이 이용해 흑자가 난다는 게 의문이라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환경보호를 둘러싼 논란도 경제성과 연결돼 있다”며 “훼손된 환경은 결국 복구비용 부담 문제가 따르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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