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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양떼구름이 줄지어 가면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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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천상의 구름, 떠돌아다니는 이들의 수호 여신들이다. 그들에게서 지혜와 변증과 이성이 나온다.”
기원전 420년 경 아리스토파네스가 했던 말이다. 철학자들에게는 구름이 지혜를 주는 원천이었는지 모른다. 오랫동안 구름의 과학적 관측과 직관을 통한 지혜로 인류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양 떼들이 줄지어 가는 걸 보니 내일의 비 소식이 보이는구나, 오늘 풀 많이 먹여 오너라” 어릴 때 시골에서 누렁이를 끌고 들로 나가는데 마주 오던 동네 아저씨가 말을 건넸다. 풀밭에 누렁이를 매 놓고 한가로이 누워 하늘을 보니 흰색의 둥글둥글한 구름 덩어리가 마치 목장의 양떼처럼 줄지어 떠 있었다. 날씨가 이렇게나 좋은데 내일은 비가 온다니…, 아저씨의 말이 궁금하기만 했다.
양떼구름이란 4~6㎞ 높이에 떠 있는 중층운에 속하는 구름이다. 중층운에는 고적운, 고층운 등이 있다. 이 중 고적운(高積雲, alto-cumulus)은 서양에서는 고등어구름이라고도 부르는 구름이다.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을 때 어떤 원인으로 중층 고도가 가열되면 벌집모양의 소용돌이 상승기류가 생긴다. 바로 양떼구름은 중심 부근의 상승기류로 인해 수증기가 응결하여 생기는 구름이다. 하지만 그 옆 부분은 하강기류로 수증기가 소산하여 맑은 하늘이 된다. 태양에 흑점(黑點)이 생길 때 검은 부분의 옆에 흰 부분이 생기는 원리와 같다. 이 외에 다른 방향으로부터 흘러온 기류가 서로 마주치는 곳에서 생기기도 하며, 공기의 성질이 서로 다른 경계면(온난전선 상)에서도 생긴다. 이러한 원인으로 생긴 양떼구름은 마치 물결치는 파도나 밭이랑 모양으로도 보이기 때문에 파상운(波狀雲, undiltus)이라고도 부른다.
양떼구름은 이와 같이 공기가 불안정하거나 불연속선이 있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날씨가 기울어질 전조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그러나 양떼구름이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기압골 자체가 약하거나 이동해 오면서 공기층의 변화가 있을 때는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 양떼구름이 생겼을 때 비올 확률은 약 70% 정도라고 한다. 서양의 “고등어가 가득한 하늘은 큰 배가 낮은 돛을 달도록 만든다.” 는 속담도 우리네 양떼 속담과 비슷하다. 고적운이 나타나면 비 준비를 하라는 거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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