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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일촉즉발' 중동에 기름 부은 트럼프…그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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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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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6월 9일(금)
■ 대담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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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 방문 일주일 만에 이란 테러 발생…배후에 美 지원설(?)
-IS 이란 테러·사우디·이란 종파 갈등 자극 의도 있어
-카타르 독자적 외교정책과 노선에 사우디 등 정치적 부담에 단교까지
-트럼프 "이란은 테러지원국" 도발적 외교, 중동 긴장 고조시켜
-중동 불안정, 우리 경제와 한반도 정세에 적잖은 영향 줄 것

▷ 박진호/사회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권 중동 국가들이 이란 편을 든다는 이유로 카타르에 대한 단교와 봉쇄에 들어간 데에 이어서 이란 수도 테헤란의 의회와 종교 성지가 테러 공격을 받았죠. 1,400년 동안 계속 됐다는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의 갈등이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에 빠져든 것인데요.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의 전운은 이곳에서 상당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우리에게는 큰 불안감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서정민 교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서정민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이란의 의회와 종교 성지가 테러를 당했는데. 지금 IS가 본인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섰는데도 이란은 미국과 사우디가 테러의 배후에 있다. 이런 주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네. 이란 정부의 발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일단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이란인 5명이 시리아의 락까와 이라크 무술에서 실질적으로 IS에 가담을 했다가 이란으로 귀국해서 이번 테러를 감행했다고 언급을 하면서. 자국인이 이번 테러를 감행했고 이들은 IS의 대원들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테러의 배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있다고 언급을 하면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는데요. 이란 정부에 따르면 이번 테러가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등 중동, 특히 수니파 국가들 지도자들을 만난 지 일주일 만에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테러가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 그리고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이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라는 것은 꽤 오래된 역사가 있는 것 아닙니까?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예. 그렇습니다. 이란에 예전에 페르시아 제국이 있었고요.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사산 제국이 있었습니다. 이 사산 제국이 사우디에서 등장한 초기 이슬람 국가에 의해서 멸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초기 이슬람 국가의 두 번째 지도자였던 오마르라는 사람이 또 페르시아 사람에 의해서 암살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두 나라는 어쨌든 국가가 멸망하고 지도자가 암살당하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고요. 또 사우디와 이란은 민족적으로도 완전히 다릅니다. 사우디는 셈족의 아랍인들이고, 이란 사람들은 아리안족, 혹은 페르시아 민족이라고 해서 민족 자체도 상당히 다르고. 수천 년 동안 중동 지역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었고요. 우리가 최근에 잘 알고 있는 걸프 해역이라는 곳이 이란에서는 페르시아 만이라고 하고, 아랍에서는 아라비아 만이라고 서로 옥신각신 다툴 정도로 지명을 놓고도 두 국가가 지속적으로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바로 직전에 사우디 등 아랍권 국가들이 카타르에 대해서 단교를 선언하고 각종 봉쇄에 나서면서 사실 불안감을 키운 바가 있었는데요. 이 카타르에 유독 중동 국가들이 공세를 펴는 이유가 뭔가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네. 카타르는 1995년 새로운 국왕이 들어오면서 상당히 독자적인 외교 정책과 노선을 펼쳤습니다. 그래서 수니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나 기타 걸프 수니파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이란에게도 좀 온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고요. 또한 다른 중동 문제에 있어서도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은 무슬림형제단이나 이런 이슬람 세력에 대해서 테러 집단이라고 분류하고 있었는데. 카타르는 이런 무슬림형제단에게도 나름 지원을 하고 온정적인 입장을 계속해서 보여 왔고요. 두 번째 이유는 카타르는 알 자지라라는 언론사를 개국하면서 상당히 자유로운 보도를 해왔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주변의 독재, 권위주의 구가들은 자유로운 언론에서 자국에 대해 다루는 여러 가지 시각과 비판에 대해서 상당히 눈엣가시처럼 여길 수밖에 없었고요. 마지막으로 중동 정치 역학을 보면 대부분 중동 국가들은 죽어야 바뀌는 정권인데. 카타르는 2013년 국왕이 33살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줍니다. 죽어서 정권이 바뀐 게 아니고, 아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이런 왕정국가이지만 나름 민주적인 권력 이양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주변 국가들은 자신들이 종신 집권을 하고 있는데 다른 정치 형태를 보여주는 카타르의 이 같은 모습이 상당히 정치적인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타르에 대해 단교를 선언하자마자 8개 다른 나라들이 동참을 해서 카타르에 대한 단교와 제재 조치를 펼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지금 외신 보도를 보면 카타르가 말씀하신 중동 국가들에게 육해공 봉쇄를 당했기 때문에. 지금 현지에서는 사람들이 생필품의 사재기라든지, 이런 혼돈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결국 일련의 사태들이 이번 IS의 이란에 대한 테러도 이런 중동의 종파 갈등을 자극해보겠다. 이런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네. 그렇습니다. 지금 이번에 이란에 대한 테러 공격을 보면 두 곳을 공격했는데. 상당히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이란 의회는 이란 정치 1번지입니다. 특히 이란은 중동 내에서도 나름대로 대통령이 계속해서 바뀌는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있고요. 또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나름대로의 절차상 민주주의를 가장 잘 이행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또 호메이니 묘역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지도했던 정신적 지도자, 또 이란의 최고 존엄. 이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묘역을 공격함으로써 이란과 이란 국민들을 가장 자극할 수 있는 두 장소를 골라서 공격을 했다는 것이죠. 따라서 지속적으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사건에 의해서 이란 정부나 반대로는 사우디 정부나 서로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계속해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의 대중동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뀐 상태고. 특히 많은 서방 국가들이 우려하고 우리도 우려하는 것은 이번 사태가 혹시 중동 전쟁으로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건데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상당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우려스럽습니다. 사우디를 방문해서 수니파 아랍권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주변국인 이란에 대해서 테러지원국이라고 공공연하게 연설을 펼치는 것은 조금은 외교적으로 상당히 도발적인 외교였고요.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 나라가 카타르에 대해서 외교 관계를 단절했는데, 이것을 잘 한 일이라고 트위터에 또 글을 올렸다는 거죠. 그런데 카타르라는 나라는 미군 중부사령부 본부가 있는 곳이고요. 미군 10,000명이 주둔하고 있고. 또 카타르 공군기지에서 발진하는 전투기가 IS 격퇴 작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카타르에 대해서 주변 국가들이 외교 관계를 단절했는데 잘 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또 다음날에는 카타르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노력하겠다. 매일 이런 입장이 바뀌는 조금 예측할 수 없는 외교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것이 중동의 가뜩이나 불안하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미국의 이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상당히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트럼프가 원래 엉뚱한 외교를 잘하지만 어떤 의도가 혹시 있는 건지 궁금한데. 그런 분석은 할 수 없을까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나름 미국의 이해, 또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강경하게 나가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추진한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동 외교에서는 아까 발언이나 이러 것들을 종합해보면 하루 만에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이런 발언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큰 틀에서 전략을 세우고 하는 외교는 아니라고 보면 되고요.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는 미국의 외교 관련 주요 라인이나 인사들이 전부 전문가 출신들이었는데. 트럼프 행정부에는 관료 출신, 실전형. 이런 외교 라인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상당 부분 돌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이번 중동 외교에서도 여실히 나타났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걱정되는 부분이네요. 사실 이번 상황에서 한국이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 같은데요. 지금 월드컵 축구 대표팀도 카타르 입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들어와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우디와 카타르에서 각각 원유와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카타르에서 우리가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고,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고요. 사우디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고요. 또한 이란에서 원유를 상당히 많이 또 들여오고 있습니다. 지금 갈등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는 이 세 나라와 우리의 에너지 수급은 아주 절대적인,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어쨌든 중동 사태가 계속해서 악화가 된다면 우리가 그동안 중동에서 건설 플랜트를 수주해 왔었는데 이런 것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또한 카타르에서 2022년 월드컵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호텔이나 경기장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데. 지금 사우디나 주변 국가가 카타르에 대해서 항로나 해로, 육로를 모두 막아버리게 되면 카타르라는 나라는 거의 사우디와 접한 남쪽의 육로를 통해서 식품이나 생필품, 건설자재들을 구입해오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현지에 나가있는 우리 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요. 또 가장 근본적으로는 중동의 불안정은 우리의 경제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여기에 중동과 관련해서 러시아와 미국이 대치를 벌이는 일종의 국제 사회가 분열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예.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의 서정민 교수와 중동 정세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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