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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슬람 지도자들, 런던 테러 맹비난…"살인자 위해 기도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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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무슬림 단체 성명…"범인들, 이슬람 가르침과 배치"

연합뉴스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맨체스터 테러에 이어 12일만에 런던 테러가 발생하자 영국의 이슬람 지도자들이 테러범에 대한 이슬람식 장례 예배를 거부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130명의 이맘(이슬람 성직자)과 이슬람 지도자들은 500개 단체로 구성된 영국무슬림협의회의 기자회견에서 런던 테러와 맨체스터 테러의 가해자들을 위한 장례 예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희생자들과 이들 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전통적으로 모든 이슬람교도를 위해 행해온 이슬람식 예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살인자들에게 충격과 역겨움을 느낀다"며 "동료 성직자들과 종교 당국도 그들이 장례 기도를 받을 특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인들의 행동이 변명의 여지 없이 이슬람의 숭고한 가르침과는 완전히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악한 살인자들은 우리 사회를 분리하고 공포를 낳으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달리 사랑과 인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무슬림협의회의 하룬 칸 사무총장은 "극단주의는 테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을 망토로 사용한다"며 "극단주의자들은 모스크를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스크가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는 이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특히 칸 사무총장은 "우리는 국가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정부와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교도와 유대교인, 기독교도들은 이날 동런던 모스크에 모여 '하나의 런던, 하나의 사회'라는 현수막 아래 테러 공격을 비판하고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모스크 책임자인 무함마드 하비부르 라만은 범인들을 이슬람을 왜곡한 '악마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기도 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BBC 라디오에 출연해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적인 신념이 왜곡되고 악용되는 것을 막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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