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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단독] 원유철, 한국당 당권 도전 가닥···홍준표 귀국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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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일 귀국하면서 제1야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됐다. 한국당은 다음 달 3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새로운 당 대표는 9년 만에 야당이 된 한국당을 리모델링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또 누가 당권을 쥐느냐에 따라 정부·여당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홍 전 지사는 대선 직후인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떠났으나 지속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원격 행보'를 해왔다. 전당대회를 한달 앞두고 이날 귀국한 홍 전 지사는 금명간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당내 세력을 규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도 존재하는데다 주류인 친박계가 여전히 홍 전 지사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대체로 홍 전 지사가 당권을 가져가면 강한 리더십으로 여당과 각을 세우면서 '야성(野性)'을 키우고 바른정당 합병도 재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홍 전 지사가 내심 원했던 '추대'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수도권 5선인 원유철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원 의원은 "아직 고민 중"이라면서도 "당내에 출마를 권유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 구성되는 당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하는 책임이 막중하다"면서 "지방선거가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 돼선 곤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홍 전 지사가 대선에서 고생했지만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모두 3위를 했고 20~40대 연령층에선 절망적 결과를 얻었다"며 "젊은 층과 수도권에 다가서는 지도부가 탄생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어 "지금은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히딩크 같은 팀 플레이에 능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에너지로 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할 때"라고 홍 전 지사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독선적 이미지의 홍 전 지사에 맞서 화합의 리더십을 내세우고, '수도권 대 영남'의 구도를 만들면 경쟁해볼 만 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특히 당내 일각에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홍문종 의원은 같은 수도권 출신으로서 '우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의원은 아직 원내대표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과 역할 분담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당권 경쟁에서 또 다른 변수는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핵심들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들이 긴장관계에 있는 홍 전 지사를 비토하면서 대항마를 밀어줄 것인지, 아니면 홍 전 지사와 전략적 타협을 하면서 자신들의 당내 지분 유지를 시도할지 관심이 쏠린다. 친박계 핵심들은 홍 전 지사가 미국에서 자신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했을 때 매우 격앙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친박계 일각에는 현실적으로 홍준표 카드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권도전을 접었으나 정진석 의원 등 충청 출신 중에 도전자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당 밖에서 보수의 새 얼굴을 영입해 당권을 맡겨야 한다거나 초·재선급의 신진 세력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백가쟁명식으로 나오고 있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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