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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트럼프와 ‘악수 대결’ 했던 마크롱, 푸틴 만나서는 골프카트 손수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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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 수교 300년 맞아 회담…냉랭했던 관계 개선될지 주목



경향신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 안뜰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기 골프 카트에 태우고 운전하고 있다. 베르사유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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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취임 후 첫 만남이다. 시리아 사태 등 외교 현안과 인권 등 이슈에서 두 사람은 입장을 달리했지만 양국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마크롱은 “대단히 솔직하고 직접적인 대화였다”면서 “의견 차이는 있지만 어떻게 같이 행동할 수 있을지를 보았다”고 말했다. 푸틴 역시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양국 수교 30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찾았다. 1717년 표트르 대제의 프랑스 방문 때처럼, 마크롱은 베르사유에서 푸틴을 맞았고 이곳에서 열린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초청전시회도 함께 관람했다.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며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프랑스와 러시아, 나아가 유럽 전체와 러시아의 대립 관계에 변화가 올 것인지가 관심사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최근까지도 불편한 사이였다. 지난해 10월 푸틴은 시리아 문제로 외교 갈등이 불거지자 프랑스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올해 프랑스 대선에서도 푸틴은 민족전선(FN)의 마린 르펜과 따로 만나는 등 마크롱의 반대편에 섰다. 마크롱 또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한다고 비판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유럽과 러시아는 서로 보복 제재를 해왔다. 러시아군은 유럽 연안에서 무력 시위를 하고, 유럽은 동유럽 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훈련을 늘렸다. 이런 대립은 결국 양측 모두의 출혈을 불렀다.

친푸틴 노선을 펼 것 같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게이트’에 발목이 잡힌 사이, 유럽은 미국과 러시아 양측과의 관계를 모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내년 대선을 앞둔 푸틴도 유럽과의 관계를 풀어야 한다.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의 토마 고마르는 르몽드에 “이번 방문은 ‘EU와 러시아는 자연적인 동반자’라고 했던 푸틴의 2001년 유럽 방문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관계를 복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마크롱은 푸틴과 만나 체첸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성애자 탄압을 비판했고, 푸틴 통제하의 러시아 언론들이 정부 선전기관 같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러시아에서 근무했던 프랑스의 전직 외교관 미셸 듀클로스는 “푸틴은 워싱턴에 동맹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이제 그는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를 느끼고 있고, 마크롱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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