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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제주전입 경찰관이 받는 이색교육은?…‘골아줍써’‘요망진분’ 알쏭달쏭 제주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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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신인 ㄱ경관은 제주에서 근무 중 주민에게 “잘도 요망진 분”이라는 말을 듣고 내심 불쾌했다. ‘요망지다’는 ‘요망스럽다’는 단어를 연상케 해 언뜻 들으면 욕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말은 제주 방언으로 ‘똑똑하다, 야무지다’는 뜻으로, 주로 칭찬할 때 쓴다.

경향신문

지난 29일 제주로 전입한 경찰관들이 제주방언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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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서 제주로 전입한 경찰관들은 올해부터 이색 교육을 받는다. 외국어만큼이나 어렵기로 유명한 제주방언을 조금이라도 빨리 이해하도록 제주방언 교육을 받는 것이다.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제주 방언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3일에 걸쳐 제주 전입 경찰관 54명을 대상으로 제주방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어보전회에서 강사를 파견해 제주에서 자주 쓰는 방언의 어미를 중심으로 교육을 실시 중이다. 교육시간이 짧은 점을 감안해 교육 자료도 별도로 배포해 개인별로 학습하거나 현장에서 활용토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아 줍써(말해주세요)’는 제주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자주 쓰이지만 유추마저 불가능한 단어 등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신현찬 경위(47·대구)는 “제주청에 전입해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제주방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겪는 애로사항이나 해프닝이 적지 않다”며 “주민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사투리 공부는 필수 같다”고 말했다. 김영옥 제주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계장은 “제주방언을 잘 이해하지 못해 신고접수나 민원응대에 어려움 있는 경우가 있어 방언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며 “전입인사가 지속될 것인 만큼 정기적으로 제주방언 교육을 실시해 제주방언 보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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