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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속보]수원문인협회 “고은 시인 떠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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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거 압박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에 대해 경기 수원문인협회가 “고은 시인을 수원에서 떠나게 해서는 안된다”며 고은 시인 지키기에 나섰다.

수원문인협회는 30일 수원문학인의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은 시인을 수원에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박병두 수원문인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문학계의 큰 별로, 인문학 도시 수원의 문화브랜드를 한층 더 높이고자 수원시장이 삼고초려 끝에 광교산 자락으로 모신 것”이라면서 “지금 몇몇 시민의 금도를 벗어난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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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수원시 42개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도 지난 26일 이 사태와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고은 시인을 수원시민이 함께 지키고, 문학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고은 시인과 같은 광교산 자락에 사는 주민들이 최근 “우리는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재산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원시가 고은 시인에게 특별 지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고은 시인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주장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다.

협회는 “수원시민 모두가 고은 시인과 역량을 모아 노벨문학상을 받는 대한민국 최초의 인문학 도시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협회는 다음 달 2일 수원문학인의집에서 열려던 ‘수원문학관(또는 홍재문학관) 건립을 추진을 위한 심포지엄’을 무기한 연기하고 고은 시인 지키기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해마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은 안성시에서 20여년간 거주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해오다 인문학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는 수원시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지난 2013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했다.

다음은 수원문인협회의 ‘고은 시인에 대한 수원문학 공식입장’문이다.

수원시민여러분!

사람중심과 인문학도시 우리 수원은 경기도의 중심도시이며, 정조대왕의 효(孝)정신, 위민(爲民)정신, 실용(實用)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유산의 도시입니다. 또한 수원은 정조의 효심과 왕도정치 실현의 포부가 담긴 정치 구상의 중심지인 문화도시로서, 자랑스러운 수원입니다.

오늘 수원문학을 대표해서 호소문을 드리는 마음은 참담함 그 자체로 무거운 마음입니다.

지난 2015. 12. 3 고은문학관건립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다시 호소문을 드리는 입장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수원문학에는 시인이자 화가인 나혜석, 그리고 TV드라마, 먼동 등 뛰어난 작품을 써 온, 소설가 홍성원, 무협소설의 대작가 김광주 소설가, 박팔양 시인, 희곡과 시나리오 작가 곽재용 영화감독, 영화 <오빠생각>으로 잘 알려진 아동문학가 최순애, 한국문학의 비평가로 학계에 현존하는 최동호 문학평론가(현, 한국시인협회장) 등, 우리 수원지역에 빼어난 작가들이 많고, 이러한 지역문학의 특수성과 문학이 부합한 ‘수원문학관’ 또는‘홍재문학관’이 서둘러 건립이 되어야 한다는 절실한 수원문학의 바램입니다.

잘 아시지만 가까운 강원도 인제군의 경우 인구 3만 도시입니다. 이곳 지자체에서만 해도 박인환문학관, 한국시집박물관, 만해문학박물관 3개가 건립되어 문화브랜드산업으로 발전되어 인제군은 명소 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학의 명소로 한국의 작가와 국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이제는 쉬었다가는 곳이 아닌, 머물다 가는 인제군으로 자리매김해 있습니다.

수원인문학도시는 강조한 바와 같이 정조대왕의 정신이 담겨있고, 문학의 가치와 의미로 사람과 사람이 반가운 도시! 인문학의 위상으로, 괄목상대한 다산도서관 건립 등 무려 22개의 도서관으로 수원만의 인문학도서관 정책은 전국 지자체에서 유일 무일한 인문도시의 큰 성과를 이뤄내었습니다.

실제로 지역문인들과 정책의 오해에서 빚어진 고은문학관 건립은 수원시의 고은문학관 관련 정책간담회를 지난 2017년 2월과, 4월 수원문학 원로와 작가들과 격 없는 토론과 대화를 통해 고은문학관이 갖는 정신의 가치에 합의를 이루었고,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고은 문학관 건축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도서관건립 정책은 한국의 롤 모델로서 우리 수원만의 위대한 자랑입니다.

존경하는 수원시민여러분!

삶의 현장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고단한 생활고를 이어가고 있는 이웃을 생각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밥 먹는 소리를 귀 기울려, 항상 수원문학이 관심, 배려, 사랑, 실천하는 인문학 지성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친절이 요구하는 수원문학의 책무입니다.

문학은 사회적인 거울입니다. 문학작품은 사람의 정서가 표출된 결과이므로, 자연스럽게 수원의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이나 작가의 내면적인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통해 당시의 진술을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기에, 작가의 개별성을 넘어 이제는 문학의 경계와 질서가 무너진 보편적인 학문으로서,

수원문학은 고은 시인의 문학이 정신의 가치로서 지켜져야 함은 물론, 문학과 무관한 환경문제로 인한 연계된 상황에 참담한 마음으로, 수원문학의 입장을 시민 여러분께 명확하게 밝혀드립니다.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대표 시인입니다. 빼어난 시인을 모셔온 지금 상처를 안겨준 몇 몇 시민의 금도를 벗어 난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고은 시인을 지키고 문학의 기본양식을 외면 할 수 없어 수원문학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수원 시민 여러분!

고은 시인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신 바와 같이 우리나라 문학계의 큰 별이십니다. 따라서 인문학도시 수원의 문화브랜드를 한 층 더 높이기 위하여 시민의 대표인 수원시장이 시인을 삼고초려 끝에 창작에 최적합지인 광교산 자락으로 모신 것입니다.

우리는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 발표하는 노벨 문학상에 늘 설레는 마음으로 가슴조이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첫째 이유는 노벨문학상 유력한 후보가 우리 수원시의 시민인 고은 시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고은 시인으로 인하여 수원시가 인문학 도시로써 명실 공히 세계 속으로 비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고은 시인의 문학공간인 수원의 명산 광교산이 세계적 문화유산인 화성과 함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관광 명소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비단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관광 인문학도시 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 까지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까지 얻는 것입니다.

노벨문학상은 그 나라의 국민이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노벨문학상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문학성이 높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닙니다. 그것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나라의 국민들이 문학의 존재감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온 국민이 힘을 모은 결과입니다.

이제는 우리 수원시민 모두가 고은 시인을 모시고 고은시인께서 그 역량을 다시 한 번 모아 수원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 대한민국 최초의 인문학도시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따라서, 수원문학은 행여 우리의 의사와 반한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2017년 6월2일 수원문학인의 집에서 개최하려던 가칭 ‘수원문학관 또는, 홍재문학관 건립추진을 위한 심포지엄’을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 까지 잠정적으로 연기하고, 오직 고은 시인을 지키는데 진력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당장 눈앞의 셈법에 어두워 우리 수원시에 큰 별이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정말, 고은 시인의 시구처럼 “올라갈 때는 보이지 않던 꽃이 내려갈 때 보이듯이” 시인이 수원을 지키고 있을 때는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그가 떠난 후 아쉽고 그리워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수원시민여러분!

문학은 문학이어야 합니다. 언어란 인간의 사유 그 자체입니다. 언어가 없이 인간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이란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이라 하지 않습니까? 또 모든 예술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것은 문학의 한 범주인 시(詩)입니다. 시(詩)를 물질로 형상화한 것들이 미술이나 음악같은 분야입니다. 시를 물감으로 표현하면 미술이 되고, 소리로 표현하면 음악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학은 다른 예술과 다르게 학교에서 국어로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헤겔이 문학을 관념예술이라 하여 물질 예술과 구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학에는 그 민족의 영혼이 내재해 있습니다. 민족이란 같은 언어를 쓰는 집단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예술의 범주인 음악. 미술. 사진. 국악, 무용. 연극 등 같은 예술이라도 문학을 제일 상위에 놓는 것이고, 인문학에서도 문학. 역사. 철학 중에서도 문학을 최우선 해 두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수원시민여러분!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우리 인문도시에서 일어났습니다.

고은 시인에 대한 수원문학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며 더 논란으로 한국문단을 넘어서서 세계문학의 명명을 이끄는 고은 시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한 개인을 넘어 한국문학 전체에 상처를 주는 일 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더 논란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광교산 주민들의 생계와 삶의 갈등으로 원만한 해법이 이뤄져, 이기주의가 아닌, 사회상규와 보편적인 가치와 이해의 범위로 주민들의 민원이 원만한 좋은 결과를 내어서 수원인문학도시에 부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문학도시 수원시민 여러분들도 수원문학과 함께 고은 시인의 영광스런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격려의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 5. 30

수원문인협회장 박병두 올림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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