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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르포] 욜로족, 체험경제, 그리고 창업...'복합형 오락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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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김동규 기자] 인형뽑기방과 사격, 농구, VR게임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형 오락실이 늘어나고 있다. 복합형 오락실은 그 규모에 따라 한 층을 쓰기도 하고 3층 이상을 사용하는 건물형 오락실 형태로 영업하기도 한다. 지난 주말 서울 일대 복합형 오락실을 둘러 직접 둘러보며 복합형 오락실 확산 배경과 창업시 필요한 정보 등을 알아봤다. 최근의 체험경제 확산과 욜로족(YOLO)족의 증가가 그 배경인데, 높은 창업 비용과 천차만별인 매출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복합형 오락실을 찾는 사람들은 한 곳에서 인형뽑기부터 VR게임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복합형 오락실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촌 G오락실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3)씨는 "인형뽑기 뿐만 아니라 간단한 슈팅게임, 다트, 펌프 등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복합형 오락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혼자 할 수 있는 게임부터 여럿이서 하면 더 재밌는 게임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 M오락실에서 만난 임모(30)씨도 "여자친구와 같이 종종 복합형 오락실에 오는데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오락을 즐길 수 있어서 즐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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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역 근처 복합형 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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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G오락실과 강남역M오락실은 모두 건물1층부터 3층까지를 사용하는 복합형 건물형 오락실이었다. 오락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층에 인형뽑기방, 2층에 다트, 농구, 사격, 슈팅게임, 에어하키, 3층에 VR게임 등으로 층마다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는 것이 기본 구조다. 귀여운 인형으로 손님들의 눈길을 끌게 만든 다음 다른 게임까지 하게 만들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본 컨셉인 것이다.

복합형 오락실 업계 관계자는 "인형뽑기 기계를 1층에 배치하는 이유는 현재 유행인 것도 있지만 사람들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목적이 크다"며 "인형뽑기에 지치면 지하나 윗층으로 이동해 다른 게임을 해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인형뽑기 오락실은 1300여곳 정도고 복합형 오락실도 300여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신촌G오락실 관계자는 "복합형 오락실 창업 정보가 많이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도 "요즘 지방에서도 복합형 오락실 창업 문의 때문에 서울까지 오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5명 이상으로 많다"고 말했다.

체험경제와 욜로족 증가...쉬운 창업도 증가 배경

전문가들은 복합형 오락실 확산 배경으로 체험경제의 확산과 사회 분위기를 꼽았다. 무언가를 직접 경험해 보려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불황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행복을 위해 소비를 하는 욜로족(YOLO)족 증가가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높아지고 복합형 오락실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체험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불황 속에서도 작은 재미로 행복을 찾으려는 욜로족의 증가도 복합형 오락실 확산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게임은 가상 현실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라며 "불황 속에서 적은 비용으로 체험을 통해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공간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창업이 쉽고 사후 관리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복합형 오락실 확산의 배경으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투자 후에 관리는 크게 어렵지 않다"며 "무인 인형뽑기방 등이 많은 것을 보면 관리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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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복합형 오락실에서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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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 창업 비용...매출액은 천차만별

복합형 오락실 창업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 보증금, 권리금, 월세 등에 따라서 수억에서 수십억 정도가 들어간다.

복합형 오락실 관계자는 "강남역 기준으로 전체 80평 규모로 3층짜리 복합형 오락실을 창업하려면 15억 정도가 들어간다"며 "매장을 어느 곳에 잡느냐에 따라 비용은 1억이 들 수도 있고 10억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VR게임기는 차지하는 공간도 크고 대당 수천만원의 가격이 나온다"며 "수백만원짜리 인형뽑기 기계와 농구, 다트 게임기기들을 몇 대를 놓고 어떻게 믹스해 배치하느냐에 따라서도 창업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매출도 장소와 유동인구 등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이 잘 되는 3층짜리 복합형 오락실의 월 매출은 2억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층 복합형 오락실은 월 매출이 500만원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3층짜리 복합형 오락실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복합형 오락실 창업 전 반드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전 정보를 모은 다음에 신중하게 창업을 결정해야 한다"며 "어떤 곳에서는 투자대비 매출액이 상당히 많다고 말해 창업자들을 모으지만 실제로 매출이 부풀려진 상태로 광고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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