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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여행+] 영화보다 꿀잼! 호주 퀸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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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대부분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촬영했다.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 비치의 낚시 명소 `더 스핏`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 제공 = 호주 퀸즐랜드주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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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동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책에서 본 한 줄의 문구 때문에, SNS 속 사진 한 장 혹은 영화의 한 장면 때문일 수도 있다. 느닷없이 여행의 동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난주 개봉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때문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2003년에 시작해 여태껏 5편이 개봉됐다. 1편 '블랙펄의 저주'를 보면서 카리브해의 초현실적인 물빛에 놀라고 3편 '세상의 끝에서'에선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원초적인 정글에 푹 빠졌다. 언젠가부터 시리즈의 개봉 소식이 들려오면 출연진이나 줄거리보다 촬영지를 먼저 확인했다. 영화 한 편이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돼버린 것이다.

꿈에 그리던 여행을 드디어 실행에 옮길 차례가 됐다. 캐리비안의 해적 5편 크랭크인 소식이 들리자마자 촬영지를 수소문했다. 촬영지는 의외의 장소였다. 이번 개봉작은 주 무대를 미 대륙 대서양에서 오세아니아 태평양으로 옮겼다. 오세아니아의 대표 나라 호주에서도 동북쪽에 위치한 퀸즐랜드주에서 촬영 대부분이 진행됐다. 호주 퀸즐랜드주 관광청으로부터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촬영지 중 두 곳을 추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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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찾은 골드코스트의 더 스핏. 골드코스트는 42㎞에 달하는 해안을 따라 총 35개의 해변이 줄을 잇는 호주 대표 관광 명소다. 1년 내내 여행객으로 들끓는 골드코스트에서 촬영을 했다니,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해안 가까이 마천루가 늘어서 어느 구도를 잡아도 현대적인 풍경이 카메라에 잡히기 때문이다. 의구심을 가득 품고 더 스핏으로 향했다.

35개 해변 중 가장 잘 알려진 곳을 꼽자면 북쪽에서부터 차례로 '메인 비치(Main Beach)'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 '브로드 비치(Broad beach)'를 이야기한다. 더 스핏은 메인 비치에서도 가장 북쪽에 자리한다. 빛이 쏟아지는 태평양을 눈에 담고 있자니 풍광에 한 번, 작명가의 센스에 두 번 탄성이 터졌다. 골드코스트(Gold Coast), 말 그대로 황금빛 장관이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이 하나둘씩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이내 백사장과 울창한 숲이 보였다. 더 스핏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나 서퍼보다는 강태공이 많았다. 더 스핏은 골드코스트시티를 내질러 흐르는 네랑강(Nerang River)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뒤섞이는 포인트, 어종이 풍부할 수밖에. 바닷물에 드리워진 낚싯대 너머로 골드코스트 시내 모습이 보였다. 바다의 수평과 마천루의 수직이 교차하는 기하학적인 그림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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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즐랜드주 피트선데이 제도의 펄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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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풍경에 압도돼 목적을 잊을 뻔했다. 더 스핏을 찾은 이유는 이곳에 '캐리비안의 해적' 촬영 당시 세트로 쓰인 해적선 한 대가 남아 있다고 해서다. 해안 후미진 곳에 다 쓰러져가는 배 한 척이 보였다. 배 한쪽 귀퉁이에 '다잉 걸(Dying Gull)'이라는 이름표가 선명했다. 정박한 배 뒤로 세트장으로 쓰인 나무 집도 몇 개 남아 있었다. 다잉 걸과 나무 집은 영화 촬영이 끝나면 철거될 예정이라고 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백미는 바다다. 1편에 등장한 바하마제도의 무인도와 푸에르토리코의 이름 모를 백사장은 지구 반대편에 사는 한 여고생에게 카리브해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다. 그래서 처음엔 실망을 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왜 카리브해에서 찍지 않느냐며 괜한 심통을 부렸다. 하지만 휘트선데이 제도에 있는 화이트헤븐 비치를 보자마자 카리브해에 대한 로망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호주 최고의 사진 포인트로 꼽히는 화이트헤븐 비치는 2010년 CNN 선정 최고의 친환경 해변, 트립어드바이저 트래블러스 초이스 비치 어워즈 2013에서 호주 최고의 해변이자 전 세계 아름다운 해변 3위로 선정됐다. 화이트헤븐 비치의 길이는 무려 7㎞에 달한다. 너른 백사장은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모래 가루, 아니 모래 분말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곱디고운 모래 분말은 손아귀에 쥐자마자 바람처럼 빠져나갔다. 섬 북쪽 인렛 언덕에 오르자 화이트헤븐 비치의 전경이 또렷했다. 화이트헤븐 비치의 진면목은 썰물 때다. 물이 빠지자 흰 모래톱이 에메랄드빛 바다에 듬성듬성 모습을 보였다. 화이트헤븐 비치를 대상으로 만든 여행상품이 1000가지가 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시끌벅적하게 액티비티를 할 필요도 없었고,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다만 잔잔한 바닷물을 헤치고 모래톱을 옮겨다니며 '천상의 하얀 해변'을 만끽했다.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히 풍경에 젖어드는 것이 천혜의 자연을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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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즐랜드 여행 꼭 알아야 할 팁! 팁! 팁!

1. 환전은=호주에서는 호주달러를 사용한다. 1호주달러는 약 840원(5월 24일 기준).

2. 시차는=한국보다 호주 시간이 1시간 빠르다. 호주는 지역에 따라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곳도 있다. 퀸즐랜드는 서머타임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

3. 날씨는=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의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퀸즐랜드의 주도인 브리즈번의 경우 연평균 기온이 9~29도, 케언스는 17~31도로 한겨울에도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가을 날씨와 비슷하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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