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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혜숙 총장 “정유라 사태, 이사회 상의 후 사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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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최초 직선제 총장 선임

단과대 설립 반대 학생들 편에 서

정씨 특혜 의혹 진상규명 앞장도

경향신문

‘청문회 눈물’ 김혜숙 이화여대 신임 총장이 지난해 12월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눈물을 보이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이화여대 131년 역사 최초의 직선제 총장으로 김혜숙 철학과 교수(63)가 선임됐다. 김 신임 총장은 학내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입학·학사 비리 의혹을 선두에서 제기했다. 김 총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 총장을 제16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전날 총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김 총장은 57.3%로 1위, 김은미 국제대학원 교수가 42.7%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이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수·학생·교원·동문이 참여해 직선제로 치렀다. 김 총장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반대와 정유라씨 특혜 의혹 진상규명에 앞장섰다. 지난해 최경희 전 총장이 추진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해 학생들이 본관 점거농성을 벌이자 당시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이던 김 총장은 성명을 내고 학생들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정유라씨 특혜 비리가 드러나자 최 전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 시위를 이끌었다. 당시 김 총장은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질서와 정의, 양심이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대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굉장한 좌절감을 느꼈지만 대학의 가치를 지키려는 학생들의 순수한 의도를 보고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장에서 학내 농성 과정에서 학생들이 경찰에게 끌려가는 동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대는 정유라씨 파문으로 최 전 총장이 퇴진하며 개교 이래 첫 총장 궐위 사태를 맞은 뒤 총장 직선제를 도입했고, 정씨 비리를 비판해온 김 총장이 당선됐다.

김 총장은 이날 총장 임명 직후 “기쁜 마음보다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지나온 과정 안에서 저에 대한 어떤 신뢰와 기대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 구성원들 뜻을 모아서 여러 가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신뢰문화 구축이 가장 큰 과제”라며 “구성원 간 갈등을 수습하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서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정씨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어르신들과 상의해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7년부터 이대 철학과 교수로 일해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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