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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文대통령 "정권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박근혜 장관들'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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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26일 정오 인왕실서 現 국무위원 오찬 간담회 진행

文대통령 "여러분 엄연한 문 정부 장관들…협력 당부드린다"

대통령 호소에 솔직한 '충언' 이어져…간담회 30분 이상 연장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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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여러분들은 엄연한 문재인 정부의 장관들이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격려와 경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박근혜 장관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장관들은 임기가 한 달에서 두 달가량 남은 ‘시한부’임에도 불구, 각 분야에서 최우선시해야 할 과제와 문제를 대통령에게 허심탄회하게 보고하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文대통령 “인수위 없이 시작해 늦어졌다” 대뜸 ‘사과’부터…정부 연속성 강조

청와대는 이날 정오 인왕실에서 국무위원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엔 공석 상태인 법무부와 문화부장관을 제외한 국무위원 16명과 금융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했다. 청와대 측에선 문 대통령을 포함해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박수현 대변인,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넥타이를 하지 않고 참석했다. 공무원 하절기 복장 지침에 따라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노타이 차림이었다. 문 대통령이 “위아래 구분이 없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원탁 테이블에 참석자들이 앉았다. 문 대통령은 일어나서 발언하는 국무위원들에게 “앉아서 하세요”라고 하는 등 이날도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제일 먼저 만나야 할 분들인데 인수위 없이 시작하다 보니 경황이 없어 늦어졌다”며 대뜸 ‘사과’부터 했다. “어려운 시기에 국정 공백과 혼란, 심지어는 국정이 마비 될 수 있었던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위해 고생하신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어 오늘 모셨다”고 밝혔다. 촛불집회와 대통령선거를 잘 관리해 감사하다고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이 시한부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므로 개각은 불가피하나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라는 생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국정운영의 연속성은 매우 중요하며 정권이 바뀌기는 했으나 단절되어서는 안되고 잘한 것은 이어져야하고 문제가 있는 것들은 살펴서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장관들, 대통령 호소에 가감없이 ‘조언’…文 “모든 말씀, 국기위서 해 달라”

장관들도 문 대통령의 이같은 호소에 화답하며 각 부처의 일을 소상히 보고했다. 특히 사회 양극화와 청년 일자리 문제가 악화하고 있는 만큼 경제 분야와 관련된 ‘충언’이 많았다. 간담회 종료 예정 시각에서 30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진지하면서도 격의 없는 대화가 오고 갔다.

유일호 총리대행은 “우리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와 소비부진의 과제는 여전하다 이 불씨를 잘 살리는 것이 당면과제이고 이를 위해 당연히 협조 하겠다”고 했다. 주형환 산업통산부장관도 “최근 수출 상승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을 견고하게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산업경쟁력의 제고와 에너지신산업분야를 중시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기업의 목소리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서슴없이 전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이 자리를 빌려 두 가지 건의를 드린다”며 “장관 임명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 차관으로 하여금 민간일자리위원회와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추진하면 갈등을 줄여가며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동3법의 개선으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얘기를 경청한 뒤 회의 마지막에 “이 모든 말씀들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가 박근혜 정부 전체를 어떻게 평가하든 각 부처의 노력들을 연속성 차원에서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정책실장은 모든 회의 때 논의되는 정책의 이력(정책발전 확대의 역사)을 항상 설명해 달라. 그 정책의 판단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하다”는 발언을 끝으로 이날 간담회는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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