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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두 남자의 도시이야기]뚝섬, 초고층 스카이라인 바뀐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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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목장서 강남 못잖은 서울 중심으로
트리마제·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최고 50층까지 재개발 가능
한국판 센트럴파크 '서울숲'


아시아경제

1966년 촬영한 서울경마장. 1954년 뚝섬 일대에 문을 연 서울경마장은 1989년 과천에 경마장이 생기면서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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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강변 한적한 모래사장을 갖춘 뚝섬 일대를 유원지로 개발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지만 사실 뚝섬 지역은 과거부터 임금이 사냥을 즐기고 백성들도 물놀이를 하는 유흥과 관련이 깊은 터였다.

뚝섬의 뚝은 임금의 행차를 알리는 깃발을 뜻하는 한자 독(纛, 둑으로 읽기도 한다)에서 유래된 지명으로 지대가 낮아 치수능력이 부족했던 과거엔 홍수 때 물길이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1949년 뚝섬을 포함한 지금의 성동구 일대를 서울로 편입할 당시 생긴 출장소 이름이 '뚝도'인 점을 감안하면 뚝섬이란 예로부터 구전으로 오르내렸던 거로 보인다.

조선 시대부터 말을 키우는 목장이 있었고 전쟁 직후인 1954년 경마장이 문을 여는 등 말과 인연도 깊은 동네다. 박 전 대통령이 골프연습장을 포함해 수영장, 캠핑시설 등 대규모 유원지로 개발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상관관계가 많지 않은 여가시설이 오밀조밀 자리 잡았다. 경마장을 과천으로 옮기고 골프장이 문을 닫은 게 1980~90년대다. 지금은 대규모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서울숲이 있다. 서울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파크를 본떠 만들었다.

뚝섬은 민주화 이후에도 시정 책임자들이 눈독을 들인 곳이다. 민선 1기 조순 시장은 돔구장과 컨벤션센터 등을 포함한 대규모 체육공원을, 이후 고건 전 시장과 이명박 전 시장은 각각 호텔ㆍ공연장 등 문화관광타운과 생태형 테마공원에 관한 구상을 발표했다. 지금 뚝섬 일대 밑그림을 이 전 시장이 그렸단 얘기다.

재임 시절 꾸준히 작업한 결과 당초 예정가격보다 2배가 넘는 1조1200억여원에 파는 데도 성공했다. 서울 땅을 팔아 5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일은 이 전 시장이 처음이다. 앞으로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07년 이 전 시장이 대통령선거에 나섰을 당시 뚝섬 일대 매각과정을 둘러싸고 많은 뒷말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들어선 47층짜리 주상복합은 2008년 당시로서는 강남권 요지의 아파트보다 비싼 3.3㎡당 4390만원에 분양됐다. 강남권 일대 분양가가 4000만원대를 넘어선 게 이보다 6~7년이 지난 후이니 상당한 가격대였던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로 멈춰서 있던 뚝섬 일대 개발은 최근 2~3년간 분양시장 호황에 힘입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하는 또 다른 초고층 주상복합 '트리마제'(47층), 다음달 중 분양을 앞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49층), 건축심의 중인 부영의 주상복합(47층)까지 합류하면 여타 한강변 재건축단지들이 부러워할 법한 스카이라인을 갖출 전망이다. 한강 건너편 압구정ㆍ잠실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한강변 아파트 35층 불가 방침'에 막혀 초고층 개발을 못 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인근 재개발지구 역시 각 사업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강을 남쪽으로 조망할 수 있는 데다 최고 50층까지 가능한 곳이라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탐내던 동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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