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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전광석화처럼 빠른 사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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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 2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중앙일보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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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보(218~233)=수읽기 전쟁 중인 두 사람은 전 세계에서 '알파고'와 공식대국를 벌인 두 명의 기사다. 이세돌 9단이 지난해 3월 알파고와 5번기를 치렀고, 커제 9단이 23~27일 알파고와 3번기를 벌이고 있다. 1년 사이 알파고의 기력이 더욱 성장해, 커제 9단으로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이게 끝은 아니다. 사람의 바둑은 알파고가 보여준 새로운 시각을 흡수해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중앙에서 흑백 대마가 서로의 숨통을 조여가고 있는 상황. 219부터 225까지는 그렇게 될 자리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진행이 나왔다. 226, 227을 교환하고 228로 차단할 때, 이 9단이 갑자기 대마 싸움을 중단하고 방향을 틀어 229로 이어버렸다. 230으로 백은 완생을 얻었다. 흑은 여전히 미생.

중앙일보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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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된 걸까. 대국을 지켜보던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은 어안이 벙벙하다. 검토 결과 "이세돌 9단이 싸움 상대를 하변 백으로 바꾼 것 같다"는 설명이 나왔다. 원래대로 싸움을 계속하면 '참고도'처럼 '패'가 나온다(14…△). 직관적으로 팻감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 9단이 중앙 백을 살려주고 타깃을 하변 백으로 변경했다는 것.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도 이 9단의 사고회로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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