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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Oh!쎈 현장] 이준익 감독이 그린 조금 특별한 독립투사 ‘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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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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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민경 기자] 이준익 감독의 신작 ‘박열’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박열’이라는 두 글자 제목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박열이라는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전작 ‘동주’에서 윤동주를 통해 송몽규라는 인물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듯 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그간 우리가 몰랐지만 꼭 알아야할 인물 ‘박열’을 아예 전면에 내세워 관객에게 소개할 준비를 마쳤다.

이준익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박열'의 제작보고회에서 박열이라는 인물은 누구인지 왜 박열이라는 인물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그간의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했다. 그의 대답에는 어떤 주저함이나 꾸밈도 없이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이 감독은 많은 독립투사 중 박열이라는 인물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동주’의 윤동주 시인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박열은 많은 분들이 모른다. 저도 몰랐었다. 제가 97년도에 ‘아나키스트’를 찍으면서 준비할 때 많은 자료책 안에서 이름 없는 독립 운동가들을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박열이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후 20년 만에 박열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돼서 저 스스로도 기특하다고 느꼈다”며 “‘동주’에서는 송몽규라는 인물을 새로운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에 힘입어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라는 인물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영화를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나키스트’는 상해가 배경이다. 하지만 식민지 주체는 동경이다. 동경 핵심에서 몸을 던졌던 독립투사가 있다. 이봉창과 박열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이들의 이런 구체적인 삶의 흔적들에 대해 간과하고 살고 있다”며 “거기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아가는 22살 청년의 기개와 용기,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영화는 제가 잘 못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대 그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했었던 그 사람들을 잊고 살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일본에 대한 비난도 스스럼없었다. “일본은 피해자 코스프레만 90년 째 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역사 의식을 가르치려는 꼰대 발언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역사를 실제로 느껴야한다”며 “위안부 해결 문제도 진지하게 남아있지만 특히 관동 대지진 때 일본은 폭동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날리고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했다. 반성하라고 무수히 말했지만 아직도 안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공개된 스틸사진과 예고편만 보더라도 박열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독립투사와는 거리가 있다. 이에 이준익 감독은 “일부러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본래 우리 민족 삶의 방식은 풍자와 해학과 익살 덩어리다. 아무리 처참한 상황에서도 익살과 해학을 잊지 않는 기질이 박열에게 온전하게 표현되길 바랐다. 이야기가 갖고 있는 진정성과 진지함을 전달하면서도 지나치게 엄숙하다보면 젊은 관객들에게 좋게 안보이기 때문에 일부러 캐릭터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준익 감독은 “사실 이 영화를 제대로 만들려면 100억도 모자라다. 영화 배경 전체가 일본인데 한국 올 로케다. ‘국뽕’ 영화를 한다고 하면 버라이어티하고 스펙터클한 볼거리가 있어야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실존인물이기 때문에 실존인물을 대하는 자세가 먼저여야 한다. 충실하게 가야지 영화적인 오락성을 잘못 덧붙였다가는 실존인물을 대하는 예의가 아니다. 삶의 가치관에 충실한 영화가 돼야한다”며 “박열과 후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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