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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中 해외 식량 투자, 신흥시장 개척에서 선진국 대형 브랜드 인수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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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2008년 세계 식량파동 이후 적극적인 신흥시장 식량기지 건설에 나섰던 중국이 선진국 대형 식품 브랜드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식생활이 바뀌는 등 시장 환경이 변한 까닭에 신흥시장에서 새로 작물을 기르느니 이미 견실한 식품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중국의 해외 식량투자 전략이 점차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인구 14억명의 중국이 본토의 경작지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식량파동을 겪은 이후 해외 농장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와 해리티지재단에 의하면 중국 기업들은 2005년 이후 해외 농업투자에 520억달러(약 58조 4220억원)를 지출했으며 식품 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지난 6년간 4배나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직접 해외에 농지를 구입해 식량을 기르는 투자가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셍겐 판 대표는 "이러한 투자는 대체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너무 이른, 좋지 않은 투자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신흥시장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와 불신, 현지 주민들의 반발 및 식량 통관 문제를 장애물로 꼽았다.

그 결과 중국의 식량 투자는 선진국 대기업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중산층 증가로 질 좋은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인들은 세계 돼지고기 및 전지분유의 약 절반, 쌀과 콩의 3분의 1을 소비하고 있다. AEI와 해리티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중국의 해외 농업투자 17건 가운데 신흥시장에 투자한 경우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중국 투자업체 문레이크투자는 지난해 3월 호주 최대 낙농장 기업인 반디멘스랜드컴퍼니를 2억8000만 호주달러(약 2357억원)에 인수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같은 해 10월, 중국 부동산업체 상하이CRED는 호주 광산재벌 지나 라인하트와 공동으로 호주 최대 소고기 생산업체 S.키드만앤드컴퍼니를 인수했다. 해당 업체가 소유한 목장은 호주 전체 토지의 1.3%로 남한 면적보다 넓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KPMG의 이안 프라우드풋 국제 영농부문 대표는 "점점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아무 식품 업체나 사들이는 방식을 지양하고 정말 좋은 식품 업체를 인수하길 원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단순히 생산시설 뿐만 아니라 이야기와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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