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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천장 모르는 비트코인…올해 130% 폭등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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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매력, 합법화 日 수요, '새 동전 공개' 등 투기 바람 자극" ]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천장을 뚫을 기세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새로운 투기 바람이 비트코인 가격을 띄어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

비트코인 가겯 추이(단위: 달러)/그래프=코인데스크(coinde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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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200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다. 하루 동안 9%가량 올랐고 지난 주말 종가에 비하면 15% 넘게 뛰었다. 올해 전체로는 상승폭이 130%가 넘는다. 1년 전에 비하면 400% 가까이 폭등했다.

비트코인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불투명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동안 급등하는가 하면 갑자기 폭락하는 일이 잦았다.

WSJ는 그러나 최근엔 몇몇 뚜렷한 추세가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과 유럽의 분열, 북한의 도발 등 불안요인이 비트코인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 등이 거래에 개입하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거래하고 이 내역은 고스란히 공개된 장부(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런 특성은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매력을 부각시켰다.

덕분에 비트코인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보다 높은 몸값을 기록했다.

일본의 강력한 수요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일본이 올 봄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며 관련 규제를 강화한 덕분이다.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크립토컴페어 설립자인 찰스 헤이터는 "일본인들이 비트코인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2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일본 엔화 가치로는 더 높은 가격을 기록해 차익거래가 활발했다고 지적했다.

헤이터는 다만 비트코인 가격을 떠받칠 새로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 비트코인시장에 '비이성적 과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른바 '새 동전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바람도 비트코인의 초강세 배경이 됐다.

ICO는 IPO(기업공개)를 본 따 만든 용어다. IPO가 기업이 주식을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면 ICO는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이 새 가상화폐를 만들어 팔아 필요한 자금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기업들이 이달 들어 2주차까지 ICO로 거둬들인 자금만 3000만달러에 이른다.

비트코인의 거래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블록이 사슬처럼 연결된 구조다. 거래가 완료된 기록이 순서대로 블록에 저장되고 이 블록이 차례로 연결돼 블록체인이 된다.

문제는 이 블록의 크기가 1MB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한 편에서는 현상유지를 주장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거래량이 급증한 만큼 블록의 크기도 커져야 한다고 맞서 비트코인이 둘로 쪼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날부터 24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컨센서스' 콘퍼런스를 앞두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돌았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 따른 비트코인 수요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커들이 몸값(랜섬)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면서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이 추가 공격을 염두에 두고 비트코인을 사들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가 급락한 과거 사례를 근거로 최근의 급등세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트코인 관련 스타트업 시빅의 창업자인 비니 링햄은 "비트코인이 또다시 호황 뒤에 불황이 찾아오는 주기를 따라가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 가격의 천장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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