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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가구업체·대학풋볼 살려낸 해켓, `위기의` 포드 구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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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모빌리티 대표 경력…미래형車 개발 나설듯

비용절감 및 혁신과의 결합으로 턴어라운드 기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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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8년간 근속해왔고 최근 3년간 회사 수장으로서 동분서주했던 `뼛속까지 포드맨`인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를 내칠 만큼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가 가진 고민은 깊었다. 그리고 이제 혁신 전도사, 기업 재건의 달인으로 통하는 제임스 해켓이 구원투수로 등판해 위기의 포드를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특명을 떠안게 됐다.

포드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8년간 포드에서 함께 일해온 필즈 CEO가 회사를 떠나고 그 후임에 해켓 이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즈 CEO는 10여년전부터 포드 북미사업부 대표를 맡아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이끌어왔다. 이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본사 총괄 CEO에 취임했지만 그 이후에는 실적 부진과 함께 3년간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간 3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세계 인력의 10% 가량을 줄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던 포드는 올해로 56세가 되는 필즈 CEO를 은퇴시키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새로 회사를 이끌게 된 해켓은 지난 2013년 포드 이사회에 이사로 합류했다. 해켓 이사는 지난해부터 포드 자회사인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 대표를 맡아왔다. 이 자회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래형 스마트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이동성) 분야의 디자인과 연구개발,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아직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포드는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과 스타트업 인수에 호주머니를 열고 있지만 아직 이러한 씀씀이를 뒷받침할 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창업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 주니어 회장은 해켓 CEO를 “혁신을 위한 촉매제”라고 표현한 뒤 “우리에게는 속도감 있는 결정이 필요했다”며 “부진한 사업을 다룰 과감한 행동과 성과가 좋은 사업에 대한 진정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음 세대를 가르치고 대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며 기존 자동차와 트럭 생산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부품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으로 변화하는 자동차업계의 최근 추세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점에서 이사회에서도 분명한 의사소통과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해켓은 적임자일 수 있다.

특히 그는 혁신과 기업 재건(=턴어라운드)의 대명사로 통한다. 사무용 가구업체인 스틸케이스 CEO를 역임하던 해켓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을 달성한 뒤 지난 1996년 실리콘밸리의 디자인 이노베이션 기업 아이데오(IDEO)를 인수하면서 전통적 사업 마인드를 가진 가구회사에 혁신 마인드를 심었다. 작업대 사이의 벽을 없애고 사무공간을 개방하는 등 업무환경 개선에도 적극적이었다. RPM벤처스의 마크 와이저 이사는 “해켓과 스틸케이스는 아이데오루부터 영감을 받은 이후 사무공간을 다시 정의하고 미국 기업들의 사무실을 재설계 해냈다”고 회고했다.

대대적 비용 절감과 기술적 혁신과의 결합이 해켓 CEO 내정자가 그리는 포드의 미래일 수 있다. 실제 그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의 자동차 생산 방식은 자본이 많이 들고 이윤이 작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위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는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설계자들을 고용할 경우 긍극적으로 마진을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이날 해킷은 “시장데이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 때 파악해 자동차 재고를 줄이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포드 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미시건대 체육담당 이사대행을 맡으면서 풋볼팀 감독을 교체하고 성적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디트로이트 라이언스라는 풋볼팀을 소유하면서 풋볼에 관심이 많은 빌 포드 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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