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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김동연 “교육이 부와 지위 대물림 수단 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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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후보자 아주대 강연

“학생들에게 ‘총장님 때는 상고 졸업해 은행에 취직할 수 있었잖아요’라는 말을 들을까 봐 걱정 많이 했어요. 기성세대들이 지금 청년들의 어려움을 알아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22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에서 마지막 강연을 가졌다. 상고(덕수상고)-야간대(국제대)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해 장관급(국무조정실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길을 걸은 김 후보자는 ‘어려워도 참고 이겨내라’는 조언 대신 이런 소신을 건넸다. 그는 “교육이 부와 지위의 대물림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힌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대학 총장으로 마지막 강연을 가졌다. 경기지역 중고교 교장 200명이 대상이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2년여 동안 아주대 총장으로 일하며 느낀 청년들의 어려운 생활여건을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어른들이 청년들에게 ‘나 때는 너희보다 더 어려웠어’라고 말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라며 젊은이들이 취업난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스스로의 노력 부족 등을) 자책하게 할 것이 아니라,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가 그런 사회 여건을 만든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신입생에게 대학 입학 소감을 물으면 ‘대학에 와도 고등학교 때와 똑같아요’라고 답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 제조업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붕어빵’ 학생을 찍어낸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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