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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터키 에르도안, 집권당 대표직까지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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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개헌’ 한달 만에 당수 등극 / 3권 모두 장악… 무소불위 권력 가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족쇄 없는 권력’을 움켜쥐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터키 여당 ‘정의개발당’(AKP)이 앙카라에서 특별전당대회를 열어 에르도안 대통령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당 대표직에 오르며 국가비상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는 입법과 행정, 사법까지 3권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한 ‘절대 권력’을 유지하게 됐다.

세계일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특별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연설을 하고 있다. 앙카라=AP연합뉴스


지난달 터키는 개헌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대통령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던 조항을 삭제했다. 이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일 대통령에 취임하며 당적을 상실한 후 약 3년 만에 당수 지위를 되찾았다. 그는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명목상 당 대표를 맡은 동안에도 사실상 당을 지배해 왔다.

전직 AKP 의원이자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 연구원인 수아트 키니클리오글루는 “이제 AKP는 (에르도안) 개인의 취향이 지배하는 조직이 돼 버렸다”면서 “이제 전통적 관점에서 AKP를 논하는 것은 어려워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지난해 국가전복 모의로 249명이 순국했고 2193명이 다쳤다”며 “어떻게 감히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라 요구할 수 있느냐”고 말해 오는 7월 이후에도 국가비상사태가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터키의회는 지난달 18일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국가비상사태 3개월 연장안을 의결해 통과시킨 바 있다. 지난해 7월21일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지금까지 연장안 의결이 세 차례 이뤄졌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사법당국이 범죄사실 소명 없이 7일까지 인신구속을 할 수 있는 등 사실상 대통령이 사법부를 장악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쿠데타 가담 혐의로 4만명 이상을 구속했으며 14만명 가까이 직위해제했다. 1500여개의 시민단체는 해산됐고 최소 120명의 언론인이 체포됐다. 150개가 넘는 언론사는 문을 닫았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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