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관영 아나톨루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정의개발당(AKP) 특별전당대회에서 “국가비상사태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복지(welfare)와 평화(peace)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 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전복 모의로 249명이 순국했고 2193명이 다쳤다”면서 “어떻게 감히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라 요구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국가비상사태 아래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그의 내각이 의회의 감독이나 법원의 재가 없이 전면적인 법령을 발동할 수 있어 에르도안 대통령이 거의 무제한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군은 구금과 체포 등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지금까지 쿠데타 모의 혐의로 4만여 명을 투옥하고, 14만여 명을 해고·징계했다. 약 1500개의 시민단체가 폐쇄되고 120명 이상의 언론인이 체포됐으며, 150여 개의 언론사가 문을 닫았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7월 실패한 쿠데타 이후 선포한 비상사태를 지난해 10월, 올해 1월, 4월 세 차례 연장했다. 오는 7월 만료되는 비상사태를 또 연장할 경우 1년 이상 비상사태를 지속하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특별전당대회에서 정의개발당 당수직도 차지했다.
지난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당시 헌법에 따라 당적을 상실한 후 약 3년 만에 당대표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지난달 국민투표로 개헌안이 가결됨에 따라 터키의 정치권력구조가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바뀌고 대통령은 당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개헌 성공으로 행정·입법·사법 3권에 걸쳐 강력한 권한을 틀어쥐고 2030년대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명목상 당대표를 맡은 동안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실상 당을 지배해왔지만 이날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명실상부한 당 최고 실력자에 등극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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