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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5·18 기념식서 눈물 흘린 수화통역사 “사실 저도 아버지가 안 계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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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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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 묘지에서 열린 제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행사 중계 방송에서 수화 통역사가 행사를 전달하는 도중 눈물을 흘린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나와 화제를 모았다.

경력 18년차 김홍남 수화통역사는 최근 KBS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린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저희 아버지도 안 계시거든요. 감정이입이 살짝 좀 되기는 했어요. 그래서 계속 참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안아주셨을 때...저희 아버지가 저를 안아주시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마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계속 눈물을 참았는데 어느 지점에서 눈물이 터진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자 분께서 등을 돌리고 걸어 나가셨잖아요. 그러면 보통은, 그런 마음이 있다가도 도로 앉으실 거예요. 그게 사전에 계획돼 있는 게 아니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일어나셔서 기꺼이 그 등 뒤를 따라가시는 모습을 보고..”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는 눈물을 다 못 닦고 '빨리 말라라' 했죠”라고 밝혔다.

당일 행사에는 5·18 유족이 편지를 읽는 순서가 있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편지 낭독이었다. 김씨는 “비로소 이렇게 아버지 이름을 불러봅니다. 당신을 포함한 모든 아버지들이 37년 전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다”며 “사랑합니다. 아버지”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김씨가 편지를 읽는 순서에서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씨가 편지를 다 읽은 뒤 무대 위로 올라가 포옹을 하며 위로의 인사를 건넸다.

이 장면을 방송사들이 중계하는 과정에서 수화 통역사가 수화로 해당 편지를 전하며 눈물을 닦는 장면이 그대로 보도됐다. 이 수화통역사는 김씨의 편지 낭독이 끝나고 수화 통역이 끝나자 흐르던 눈물을 닦았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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