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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터키 에르도안 "美와 같이 테러 조직에 협력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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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실용적이고 직설적…생각 주저없이 말하더라"

"'쿠데타 배후' 귈렌 인식, 오바마와 달라" 송환 기대 드러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국 주도의 '락까 탈환전'에 동참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17일(워싱턴 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터키대사관에서 수행 기자들과 만나 회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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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에르도안 "美와 같이 테러조직에 협력할 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6일(워싱턴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미국은 락까 작전에 관해 (쿠르드 민병대와 협력하기로) 이미 결정을 내렸더라"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절대 미국과 같이할 수 없다고 미국에 얘기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미국이 주도하는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지상군 주력이지만, 터키는 이들을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 테러조직으로 본다.

미국은 곧 YPG와 아랍 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을 앞세워 IS 수도격 도시 락까에 대대적 공세를 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테러조직을 우리 영토 안에서든 밖에서든 용납하지 않으며, '테러 벨트' 형성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만약 YPG나 PYD(시리아 쿠르드 정치세력 '민주동맹당')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터키는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즉시 교전수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작년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송환을 놓고는 논의에 진전을 시사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트럼프가 귈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르더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터키는 미국에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을 조사할 연방수사국(FBI) 수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실용적인 사람 같더라"고 했다.

또, "확신에 가득 차 보였고, 생각을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직설적인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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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르도안 회담 반대"
이달 16일(워싱턴 현지시간) 워싱턴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대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달 16일 터키 경호팀이 반(反)에르도안 시위대에 과잉대응한 데 우려를 나타냈다.

에르도안 경호팀은 시위대에 물리력을 행사해 시위대 11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자유로운 의견에 폭력 대응은 결코 적절하다 할 수 없다"며 "우리는 국민이 어디서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평화로운 시위를 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터키정부는 이번 에르도안 대통령 방미 일정에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제공하는 의전차량을 타지 않고, 터키에서 쓰던 방탄 관용차량을 공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2월부터 일부 해외 일정에 관용차를 공수해서 사용한다고 터키언론이 보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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