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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정치 공세, 너무 안타깝다”..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직원의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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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공개적으로 언론에서 다루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비판 공세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 정권에서 탄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정권의 나팔수로 보거나 작은 실수나 관행도 침소봉대하며 보도하는 탓에 스타트업 지원에 애쓰는 실무자들이 상처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잘못된 고위층들의 문제로 현장 실무자들까지 사기를 저하시키고 적폐대상으로 모는 건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더불어민주당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중소기업 지원 및 지역경제 진흥 역할을 인정해 지난해 정부 예산 증액에 합의해줬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은 정치적인 시류에 편승해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제점만 부각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이데일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소속 백세현 대외협력팀장(글로벌2팀장)은 17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라는 글에서 “2015년 9월 17일부터 일을 시작한 이후로 어느덧 1년 8개월이 흘렀다. 툭하면 나오는 창조경제혁신센터들에 대한 공세에 대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길 때부터 논란이 있었지만 제 역할은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의 나팔수가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국내외 홍보지원이었고 그런 것에 맞춰 흔들림 없이 일해왔다”고 밝혔다.

또 “초기에 경기도청, KT라는 대기업, 미래부 등 다양한 ‘갑’들 속에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힘겨루기는 잦아들고 센터가 스타트업 지원기관으로 조금씩 변모해나가고 시행착오 거쳐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 팀장은 문을 연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성과를 보채거나 창조경제라는 용어만 들어가면 모두 적대시하는 등 무분별한 정치 공세로 에너지 소모가 많다고 호소했다.

그는 “차은택, 최순실과 늘 엮으려는 일부 언론인들도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실무자들과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어 매번 매도당하고 욕을 들어야 하는 건지”라고 했다.

또 “직원중 한 명은 심지어 해외에서 일을 하다가 좋고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스타트업 지원 업무 하고 싶다고 하여 무작정 뛰어든 친구도 있을 정도”라면서 “매번 침소봉대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창조경제라는 용어가 붙은 센터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무지하게 얻어맞는다”고 억울해 했다.

언론들이 확인 기능 없이 시류에 편승해 기사를 적는 태도도 비판했다.

백 팀장은 “팩트체크 한번 제대로 않고 무조건 내보내고 본다”며 “자꾸 창조경제혁신센터 폐기 해야한다는 이야기들이 수시로 나오고 불안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일부 의혹들 입증되지 않은 주장들만 여기저기서 나온다”고 우려했다.

또 “창조펀드에 대한 비판도 참 마음 아프다. 원래 스타트업에게 투자할 경우 투자금 환수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꼭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어 투자사들도 빠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기에 일정 부분 자유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자 업계 관행이다. 그런데 폄하하고 마치 큰 부정을 저지른 것 마냥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비판했다.

과도한 정치 공세와 오보들은 오히려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백세현 팀장은 “도대체 스타트업들 해외 진출에 100퍼센트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왜들 그러는지”라면서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은 정말 정치적 성향 상관없이 그저 스타트업 지원하는 게 본 기능인 곳일 뿐이다. 그런데도 자꾸 일부 잘못된 고위층들의 문제로 현장 실무자들까지 폄하하고 적폐대상으로 모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실수에 대한 경직된 평가와 정치 과잉은 새로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느 기관이든 비리가 있거나 회생이 불가능할 만큼 도덕적으로 썩었다면 문을 닫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다 싸잡아 정치 공세를 퍼붓고, 부족한 부분만 부각하고 잘한 것은 보도도 안 나오면서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고 여겨지면 그것을 극대화해서 방송하는 것을 보면 정말 치우쳐도 너무 치우쳤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백세현 팀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을 탄핵 정권이 이용했다 치더라도 이를 빌미로 또다시 정치권 기관인 양 무조건 폐쇄하려 든다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 차기정권에서도 전 대통령의 흔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라며 “직속기관들로 생겨나거나 임시조직들 모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지속성을 잃는다면 결국 가장 큰 손해는 우리가 입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호소문 전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백세현 대외협력팀장(내부적으로는 글로벌2팀장)입니다.

제가 지난 2015년 9월 17일부터 일을 시작한 이후로 어느덧 1년 8개월이 흘렀습니다.

오늘 글을 적는 것은 툭하면 나오는 창조경제혁신센터들에 대한 공세에 대해 너무 안타까운 마음 때문입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 정권하에서 탄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 최근에 뿐만 아니라 생길 때부터 계속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역할은 ‘박근혜 대통령 창조경제’의 나팔수가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국내외 홍보지원이었고 그런 것에 맞춰 흔들림 없이 일해왔습니다.

초기에 경기도청, KT대기업, 미래부 등 다양한 ‘갑’들 속에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힘겨루기는 잦아들고 센터가 스타트업 지원기관으로 조금씩 변모해나가고 시행착오 거쳐 나아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부족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갈 길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문 연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 성과가 있느니 없느니 보챘고 박근혜 대통령 정권을 싫어하는 분들은 창조경제라는 용어만 들어가면 모두 적대시들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죠.

사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문 연지는 겨우 2년 조금 넘었을 뿐입니다. 특히나 아시다시피 개소하였다고 하여(2015년 3월 30일) 곧바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인적 체계를 갖추고 조직을 다듬어 제대로 일 시작하는 것은 2015년 9월부터라고 봐야겠지요.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건 스타트업들의 성장 자체가 원래 느리고 쉽지 않은데도 불구,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성과들을 보채는 이들과 박근혜 정권이 끝나면 문을 닫니 마니 하는 이야기들만 무성했다는 겁니다. 스타트업 지원에 전력투구해도 될까 말까인데 도대체가 정치적 공세에 너무 에너지 소모가 많았습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매번 들었습니다. 스타트업들이 하는 이야기도 들어주고 정치권이나 대기업들이 하는 이야기도 들어주고 미래부나 지방정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은 있어도 정작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주시는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이 솔직히 무슨 죄가 있다고 매일 매일 정치적 공세에 시달려야 하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차은택, 최순실과 늘 엮으려는 일부 언론인들도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차은택과 최순실 농단이 어느 정도 있었다 치더라도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실무자들과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어 매번 매도 당하고 욕을 들어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은 여당이나 야당이 아닌 그저 스타트업들 지원하는 업무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고민하는 이들입니다. 저희 직원중 한 명은 심지어 해외에서 일을 하다가 좋고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스타트업 지원 업무 하고 싶다고 하여 무작정 뛰어든 친구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실무자들까지 모두 다 싸잡아서 매번 침소봉대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창조경제라는 용어가 붙어있는 센터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무지하게 얻어맞습니다.

팩트체크 한번 제대로 않고 무조건 내보내고 봅니다. 스타트업을 위해 불철주야 뛰는 센터 직원들과 실무자들은 다 등한시 하고 그저 무조건 창조경제혁신센터 자체가 폐기되어야할 적폐대상으로 자꾸 몰아가는 겁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의 직원들과 실무자들은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여당 야당 상관없이 그저 들어와서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자꾸 창조경제혁신센터 폐기해야한다는 이야기들이 수시로 나오고 불안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일부 의혹들 입증되지 않은 주장들만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도대체 스타트업들 해외 진출에 100퍼센트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왜들 그러는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치적인 기관도 아닌 곳들을 단지 탄핵된 정권시기에 오픈했기에 그리고 여러 의혹들이 있다고 하면서 무조건 매도하는 건 정말 너무 안타깝고 또 안타깝습니다.

창조펀드에 대한 비판도 참 마음 아픕니다. 원래 스타트업에게 투자할 경우 투자금 환수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꼭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지요. 그런데 무턱대고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기에 투자사들도 빠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기에 일정 부분 자유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자 업계 관행이며 불법적인 부분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 이를 폄하하고 마치 큰 부정을 저지른 것마냥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은 정말 정치적 성향 상관없이 그저 스타트업 지원하는 게 본 기능인 곳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일부 잘못된 고위층들의 문제로 현장 실무자들까지 다 사기를 저하시키고 폄하하고 적폐대상으로 몰고가는 건 옳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실수에 대해 인색한 것일까요. 그리고 정치적으로 자꾸 몰아가서 전 정권이 한 것을 지워버리려고 혈안이 되어있을까요. 그렇게 한다면 새로운 문재인 대통령 정권하에 생기는 직속기관이나 기관들도 정권이 바뀌면 다 철폐가 되어야 할까요? 어느 기관이든 비리가 있거나 회생이 불가능할 만큼 도덕적으로 썩었다면 문을 닫는게 맞을 것입니다만 현재 나타나는 비난들은 모두 다 결국 일부 고위층들의 잘못으로 한정되어 있을 뿐 창경센터 실무자들이 뭔가 악행에 가담한 그런 게 아님에도 불구, 굳이 이를 모두 다 싸잡아서 자꾸 정치적으로 공세를 퍼붓고 부족한 부분만 부각시키고 잘한 것은 보도도 안 나오면서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고 여겨지면 그것을 극대화시켜 방송하는 것을 보면 정말 치우쳐도 너무 치우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 실무자들과 대화 한번 안 해 보신 이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뭘 정확히 하는지도 모르고 비판들을 하고 있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고 일부 스타트업들의 안 좋은 경험만을 부각시킨다면 어느 기관인들 발전이 있을까요.

생긴지 불과 2년 3년 된 센터들이 제대로 성장할 틈조차 없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비난들에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투자를 하는 이들도 금방 회수할 수도 없고 회수하는 데까지도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VC들에게 왜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투자를 과감히 안하냐는 비난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본인들 돈이라면 불안해서 제대로 투자한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 알 것입니다. 정부주도라고 비난하는 이들 역시 정부지원금이 결국 다 세금이기에 이에 대한 감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돈을 조심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고 다지고 또 다지다보면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모두가 다 훌륭한 것도 아니고, 여러 변수들 때문에 실패들 합니다. 또한 하이테크 관련된 기업들만이 스타트업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지나치게 기술 관련 스타트업들만 스타트업인양 착각들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경직되어 있고 실수에 인색하고 침소봉대하며 왜 빨리 성장하여 성과를 못 내냐고 보채기 일쑤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스타트업들이 과연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이런 사회에서 스타트업들과 우리 형동생, 아버지 어머니들이 사업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요. 실수하면 비난이 쏟아지는 사회 분위기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을 탄핵 정권에서 설사 이용했다 치더라도 이를 빌미로 또 다시 정치권 기관인 양 무조건 폐쇄시키려고 든다면 현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 차기정권에서도 또한 전 대통령의 흔적 지우기에 나선다면 지금 ‘직속’기관들로 생겨나거나 ‘임시조직’들 모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일관성과 지속성을 잃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가장 큰 손해는 누가 볼까요? 결국 우리 아닐까요?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창경센터에 들어와 일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렇게 정치적으로만 몰아가는 지 정말 안타깝고 또 안타깝습니다.

현재 해외 진출하겠다는 스타트업들 지원하기에도 너무 바쁘고 힘들고 피로하답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우리가 뭘 하는지 관심도 없고 오로지 때리기만 하고 고위층 일부가 잘못한 것을 모두 다 현장의 실무자들까지 도매급으로 묶어서 비난하고 창경센터 모두가 엄청 다 썩은 기관들인양 보도를 해버리니 정말 지난 1년 8개월간 헌신적으로 일해온 사람의 한 명으로써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부디 좀 일관된 정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켜봐주시면 안되나 봅니다. 각 센터마다 어차피 알아서 문을 닫게 될 곳은 닫게 될 수도 있고 대기업이 떠날 곳도 있을 것이고 미래부 자체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지방정부들도 이를 안고 갈 것인지 등 아무것도 확실치 않은 가운데 정말 하루 하루가 불안의 연속이면서도 모두들 현장 실무자들은 스타트업 지원 업무에만 전력투구하고 집중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부디 정치적으로 안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스타트업 지원 기관 중 하나라고 봐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무자들은 그저 스타트업 지원 센터업무에 충실한 이들일 뿐이니까요.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세현 대외협력팀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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