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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 "수색 계속해달라"…문재인 대통령에 서한문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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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대표 허경주씨(38)와 허영주씨(40)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할 서한문과 서명을 들고 있다. 허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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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색을 계속해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은 10일 오전 10시 청와대 인근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한문을 낭독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서한문에서 “아직 찾지 못한 구명벌에는 생존도구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훈련받은 선원들이 남대서양 어딘가 분명히 살아있다고 저희는 믿고 있다”며 “무책임한 수색 종료 선언을 철회하고 수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전날인 9일 외교부 비상대책반은 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10일 침몰해역의 수색선박을 모두 철수하고 통항선박 수색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수색 종료 선언이다.

실종 가족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에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안다”며 “그 컨트롤타워가 중심이 된 스텔라데이지호 상황대책위원회를 마련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해 주시고 제2의 스텔라데이지호나 제3의 세월호가 생기지 않도록 국가위기관리 매뉴얼을 총정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수색 작업에 인공위성과 초계기, 군함, 헬기, 드론, 열화상감지카메라, 심해수색장비 등을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가족 공동대표인 허경주(38)·허영주씨(40)는 경찰의 안내에 따라 청와대 민원비서관실 민원함에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침몰 사고로 실종된 2등 항해사 허재용씨(33)의 누나들이다. 이들은 한국해양대학교·목포해양대학교 동문과 시민 1만500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도 함께 전달했다.

허경주씨는 “가족들이 모든 유력 대선 후보들을 찾아가 호소했지만 계속 관심을 가져주신 후보는 문 대통령 뿐이었다”며 “대통령이 되셨으니 공약하신 ‘안전한 사회’를 실천으로 보여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손팻말을 들고 “수색을 계속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허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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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비상대책반은 허 대표에게 지난 9일 오전 11시42분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색 결과 특이 발견사항이 없으며 수색 현장에 있는 예인선은 10일 임무를 해제하고, 우루과이해상구조본부(MRCC)는 수색 자원상 한계를 고려해 같은 날 통항선박 위주 수색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허 대표가 비상대책반에 “왜 외교부에서 수색 종료를 선언하냐”고 항의하자 “선사에서 MRCC 쪽에 연락한 것으로 안다. 선사에서 선박 투입을 종료한다는 통보를 받아 MRCC 측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이날 오전 4시부로 침몰 해역의 모든 수색선박이 철수해 이후 한국 선박이 침몰 추정해역을 지날 때만 실종자를 찾아보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31일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필리핀인 선원 2명은 구명벌에 타고 있다 구조됐지만 선장 등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인 선원 14명은 실종됐다. 구명벌 4척 중 1척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지난 5일부터 서울에 머무르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숙소와 식사 지원을 중단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같은 날부터 서울 남대문 인근 폴라리스쉬핑 사무실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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