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월출산에서 매해 관찰
올해 개엽, 2011년보다 8일이나 앞당겨져
지구온난화 …강진 4월 평균 기온 2.5도 상승
신갈나무 잎·도토리 먹는 동물들에 영향 우려
잎이 나기 시작할 무렵의 신갈나무.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
30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전남 월출산국립공원의 해발 480m 신갈나무 군락에서 지난 26일 첫 잎이 나온 것이 확인됐다. 6년 전인 2011년엔 개엽(開葉·잎이 나옴)이 확인된 날이 5월 4일이었다. 이에 비해 개엽이 8일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이번 개엽은 지난해(4월 24일)보다는 이틀 늦었으나 연이어 개엽이 예년보다 당겨졌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국립공원연구원 김윤영 책임연구원은 "신갈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을 대표하는 활엽수다. 신갈나무의 개엽 시기 변화는 잎이나 꽃·열매(도토리)를 먹이로 하는 나비·다람쥐·멧돼지 등 다양한 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봄을 맞아 새로 잎이 난 월출산 신갈나무.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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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엽이 빨라지는 것은 기온 상승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신갈나무 개엽은 4월 평균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월출산과 가까운 전남 강진의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의 연평균기온은 2011년 13.1도에서 지난해 14.4도로 5년간 1.3도 상승했다. 4월 평균기온은 이보다 상승 폭이 더 커 2011년 11.1도에서 지난해 14.2도로 3.1도나 높아졌다. 올해도 지난 29일까지 4월 평균기온이 13.6도도 지난해보다는 낮지만 2011년보다 2.5도 높다.
개엽이 완료된 신갈나무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
신갈나무는 흔히 '도토리나무'로 불리는 참나무과에 속한다. 높이 30m까지 자라는 활엽수다. 참나무과에는 신갈나무 외에도 졸참나무·갈참나무·굴참나무·상수리나무·떡갈나무 등이 있다.
봄에 새로 나온 신갈나무 잎은 나비·나방 애벌레 먹이로 이용된다. 애벌레는 새들의 먹이가 된다. 신갈나무 등 식물의 주기와 동물들의 생태적 주기가 엇박자가 날 경우 동물의 번식과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꽃가루를 옮겨주는 벌·나비가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식물의 꽃이 피어 져버린다면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종자가 맺히지 않을 수도 있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다양한 생물 종에 대한 관찰을 강화해 신갈나무 개엽 시기 변화 등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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