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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中, 사드 배치하자 韓人 비자규제 강화…유통街 대체회복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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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中 단체 비자 발급 사실상 중단

유통가는 中 의존도 낮추고 체질 개선 주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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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생활경제팀 = 국내에 사드가 본격적으로 배치되자 중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압박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이 맘때쯤 유커 특수로 미소짓던 유통가는 1년만에 살 길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압박 수위 높이는 中…비자 발급 절차도 강화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한국인의 중국 단체비자 발급에 제동을 걸었다.

그동안 여행사를 통한 단체비자 발급 과정에서 여권 사본 등만 제출해도 비자 발급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여행사에 "5월 16일 출발단체부터는 여권 원본과 여권용사진 등을 제출해야 한다"는 공문이 내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체비자 발급 절차를 개인비자 발급 절차 수준으로 까다롭게 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단체 비자 발급이 사실상 중단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보름을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공문을 내리면서 여행사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21일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2박3일이면 발급됐던 별지 비자 급행 접수가 불가능해졌다는 내용도 내려졌다. 일반 비자 보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빨리 발급된다는 이유 때문에 긴급하게 중국을 방문하는 사업가들이 주로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 중국의 관광산업 역시 타격을 입는다. 그럼에도 사드 본격 배치 직후 비자 발급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보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하자 안경 쓴 사진을 제출하면 비자 발급이 안된다는 트집을 잡았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사드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자 한국 콘텐츠를 규제하거나 복수비자 발급 규정을 강화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에도 2인부터 신청 가능하던 별지비자를 3인 혹은 4인 이상으로 제한했다. 나아가 5월 이후 별지비자도 발급이 불가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여러차례 비자 발급 절차를 까다롭게 규제해왔다"며 "전세항공편 허가도 내주지 않아 중국 관광 상품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한국에 대한 보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최근 발표한 '3월 수입 불합격 화장품·식품 명단'에 따르면 전체 466건 중 83건이 한국산 제품으로 17.8%를 차지했다.

롯데제과 요쿠르트젤리, CJ라이온 샴푸, 해태제과 후렌치파이, 코리아나화장품 에센스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 불합격 처리한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 건수가 가장 많았던 8월 61건 이후 최대 규모다. 사드 보복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개연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사드가 본격적으로 배치된 이후 비우호적인 입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성주 골프장에 사드 배치가 시작됐다거나 황교안 대통령 대행이 '위로'차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다는 국내언론의 보도를 잇따라 인용 보도하며 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이 외에도 롯데그룹이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 내건 "이해하기 때문에 기다리겠습니다" 라는 문구를 "이해하기 때문에 포기하겠습니다" 라고 비꼬는 여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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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사라진 중국 관광객의 빈자리를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의 관광객들이 대신하고 있다.2017.4.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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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깊어지는 유통가…분위기 반전 안간힘

유통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에 따른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이 가운데 면세점은 매출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3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전월 대비 18.8% 감소한 1조593억원으로 집계됐다.

면세점의 중국인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가는 일본·동남아·중동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각 면세점들이 일본어 지원 서비스 등을 늘리고 일본어나 영어 표지판을 배치한 것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관광 제한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감소했다"며 "과거 중국인 매출을 메울 순 없지만 내국인이나 일본인, 동남아 고객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을 겨냥해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거나 중국 대상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쳤던 업체들은 울상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중국 이외 국가의 외국인이 기존 보다 늘어난 것은 맞지만 대량으로 구매했던 중국인의 빈자리 채우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1분기 실적에서 '사드 여파'가 드러났던 아모레퍼시픽 측은 "사드 배치에 따른 실제 영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대비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도 중국 사드 보복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은 면세점과 달리 개별 관광객 비중이 높았고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다"면서도 "그러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그마저도 감소했다" 고 전했다.

이에 황금 연휴 기간 내국인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일본·동남아 관광객 쪽으로 눈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문제는 유통업의 체질 개선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식품업계를 보면 그나마 규모가 큰 식품업체들은 사드 보복이 중단될 때까지 버틸 여력이 있다. 반면 규모가 작은 식품업체들은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산 식품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거래 자체가 끊겨 당장 재고를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유통가에서는 차기 정부가 현 정부보다 사드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고 있다. 민간 차원의 자구책 마련은 일시적인 효과로 그치거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롯데 계열사들의 경우 중국 내 사업이 사실상 거의 중단 됐다고 봐도 과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이라고 알려진 업체들 대부분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부 제과업체의 경우 현지 판매량이 약 40% 줄어들었다는 말이 들리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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