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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민원인 나몰라라' 근무시간 체육대회…대선정국 기강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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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직원들이 민원인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평일 업무시간에 체육대회를 해 적지 않은 논란을 빚고 있다.

어수선한 대선 정국을 틈탄 기강해이라는 CBS노컷뉴스 보도가 나간 뒤, 인천해수청은 당초 28일로 예정됐던 4개과의 체육대회를 부랴부랴 취소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 A 씨는 "임현철 청장의 방침을 받아서 오늘 체육대회를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이렇게 언론에 나오는 데 할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밝혔다.

체육대회가 취소된 과는 항만개발과(5명), 해양수산환경과(24명), 항만정비과(9명), 경인해양수산사무소(6명) 등 4개과에서 총 44명이다.

특히, 과장 중 1명만 CBS노컷뉴스 보도 이후 자발적으로 행사를 취소했으며, 나머지 3명은 임 청장의 방침에 따라 마지못해 행사를 취소했다. 친목도모가 먼저였지, 애초부터 민원인들의 고충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들 4개과는 이날 영화관람, 계양산 등산, 아라뱃길 관람 등, 체육행사를 명목으로 한 '나들이' 수준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해양수산부는 2주일 전쯤 11개 지방해양수산청에 봄철 체육대회 개최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 문서는 당초 문화체육부 체육진흥과에서 작성됐으며, 외부에 알리지 말도록 '비공개'로 돼 있다.

해수부는 공문에서 주말이나 평일에 체육대회를 열도록 했으며, 평일에 할 경우에는 오후 2시 이후에 체육대회를 하도록 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 B 씨는 "본부에서도 공무원들이 하루 종일 나가서 하는 것도 (모양새가) 그랬던지 평일에 할 경우는 오후 2시 이후에 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인천해수청은 전체 9개 과를 대상으로 체육대회 날짜를 파악했는데 모두가 평일에 하기를 희망했다.

민원인들을 배려해 토요일에 체육대회를 할 수도 있었지만 토요일에 체육대회를 하겠다는 과는 한 곳도 없었다.

이날 체육대회가 예정됐다 취소된 C 과장은 "서울, 세종에 사는 직원들이 있어서 토요일에 하기가 어려워서 금요일 오후 늦게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운영지원과(18명), 선원해사안전과(17명), 항만물류과(9명)는 26일, 항로표지과(28명). 계획조사과(9명)는 27일 체육대회를 했다.

B 씨는 "최소한의 민원대기 및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과별로 비상대기 인원을 1명 이상씩 두었다"고 설명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있던 D 과장은 전날 "민원인의 전화를 받을 1명을 대기시키고 체육대회를 할 예정"이라며 "(해양수산부 뿐 아니라) 체육 주간 행사라고 해서 모든 부처가 다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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