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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대로 가면 필패" 보수 대개편 시작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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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바른정당 단일화 안간힘… 중도선 김종인·손학규가 다시 빅텐트]

머니투데이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오른쪽) 2017.04.08. /사진제공=뉴시스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범보수 진영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진앙지는 바른정당이다. 얼핏 보면 유승민-김무성계 간 갈등으로 보인다. 표면상으론 명분(완주)과 실리(사퇴)의 대결이다. 하지만 핵심은 중도‧보수 빅텐트 재도전에 있다. 선거 종반 분위기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로 잡히면서 보수와 중도가 마지막으로 의미있는 연대 몸짓을 만들어봐야 한다는 거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20명은 28일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3자후보 단일화는 중도‧보수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일"이라며 "유승민 안철수 홍준표 후보가 즉각 단일화 논의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좌파 집권의 길을 열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바른정당 중진은 "유승민 흔들기가 본질이 아니다"며 "좌파집권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을 지금 꼭 실행해야만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단체 행동을 원칙으로 하면서 일단 탈당하겠다는 의원들을 붙잡아 앉혔다. 그러나 마냥 기다리기엔 시간의 압박이 크다. 이날 이은재 의원(강남병)이 단독으로 탈당 선언을 해버렸다.

과정은 내홍처럼 보이지만 방점은 역시 중도‧보수 대개편에 찍혀있다. 문 후보가 40% 이상의 지지율로 독주하는 가운데 홍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지지율을 나눠 갖고 있다. 유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면 진보 정부로의 정권교체가 확정적이다.

보수진영으로서는 돌파구가 절실하지만 걸음은 더디다. 홍 후보를 중심으로 지지율을 소폭 끌어올리며 분위기가 좋은 한국당이나 안 후보의 그립이 여전히 강한 국민의당에선 단일화 얘기가 나오기 쉽지 않다. 벽이 가장 얇은 바른정당이 먼저 흔들리며 단일화를 부여잡을 뿐이다.

이 가운데 안 후보측이 개혁공동정부론을 주장하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손을 잡았다. 손학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위원장은 그간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회동하는 등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김 전 대표와 '비문(비문재인) 빅텐트'론도 이끌었다.

바른정당으로서는 안 후보 측의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얼마 남지 않고 구도는 점점 복잡해진다. 자유한국당 한 중진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뛰어오르기 전이나 홍 후보가 선출된 직후라면 모를까 지금은 아무래도 바른정당의 주장에 보조를 맞추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도의 안 후보와 유 후보, 우극단의 홍 후보간 연대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적잖다. 안 후보의 최대 지지층인 호남에서 보수진영과의 연대 후에도 지지를 지속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연립정부 등 명분을 앞세워 손을 잡는다 하더라도 만약 선거에 패배할 경우 존립 자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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