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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Money & riches] 쏟아지는 공모주…될성부른 `새싹` 고르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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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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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공모주는 '계륵' 같은 존재다. 맛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뭐 좀 먹어보려 하면 사실 먹을 게 별로 없다. 인기가 몰리는 공모주는 어마어마한 경쟁이 펼쳐진다.

역대 일반공모 청약증거금 순위는 삼성그룹이 독식했다. 1위가 제일모직(30조원), 2위 삼성생명(19조원), 3위 삼성SDS(15조원), 4위 KT&G(11조원), 5위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원) 순이다.

특히 2014년 나란히 증시에 오른 삼성SDS와 제일모직 경쟁률은 어마어마했다. 11월 상장한 삼성SDS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134.0대1, 같은 해 12월 상장한 제일모직은 194.9대1이었다. 삼성SDS 공모가가 19만원이었으니 2억5460만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낸 일반투자자가 고작 주식 10주를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 받은 주식 평가액이 공모가 기준 고작 190만원에 불과하니 야심차게 준비한 돈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공모주는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거래량이나 가격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오직 믿을 것은 재무제표에 실린 매출과 이익, 그리고 행간을 흐르며 숨겨진 회사 미래 전망이 전부다. 주식을 평가하는 두 가지 눈 중 하나는 안대를 차고 매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셈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어렵다는 재무분석까지 끝내놓고 투자한 공모주가 꼭 수익을 안겨주는 것만도 아니다. 삼성SDS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 26일 기준 종가가 주당 14만6500원에 마감해 공모가(19만원)를 20%가량 밑돌고 있다. 2010년 5월 12일 공모가 11만원에 상장한 삼성생명 주가는 26일 주당 10만8000원으로 제자리다. 이 주식을 공모로 받은 투자자는 무려 7년의 기다림에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삼성을 제외한 다른 기업 공모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상장해 거래 중인 12개 기업 중 무려 5개 업체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6000원에 상장했지만 바이오 열풍이 사그라들며 4월 26일 주가가 3840원에 그쳤다. 36%나 떨어졌다. 피씨엘, 에스디생명공학, 서플러스글로벌 주가 역시 공모가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그렇다면 주식 받기도 어렵고, 수익 올리기도 힘든 공모주식 투자는 포기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꼼꼼하게 공부하고 살피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

2월 24일 상장한 모바일어플라이언스의 짜릿한 주가 그래프를 보자. 공모가가 3500원이었는데 지난 26일 종가가 1만1450원에 달한다.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무려 227%라는 경이로운 상승률을 보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성장성이 주목받은 덕분이다.

파스 전문제조업체 신신제약, 반도체 장비기업 코미코 등의 수익률도 뛰어난 편이다. 이들 회사는 공모가를 시장 예상보다 낮게 책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공모가를 높여도 투자 입질이 들어올 것"이라고 권유했지만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산정했다. 증시에 막 첫발을 떼면서 투자자와 '윈윈'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신신제약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 경쟁률이 기대에 못미치자 희망공모가 밴드(5900~6700원)를 하회하는 4500원을 공모가로 정해 상장 절차를 밟았다. 상장 이후 가파른 주가 랠리를 펼치며 투자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공모주를 원하는 투자자는 여기서 투자 비법을 끌어내야 한다. 결론은 세 가지로 모인다. 공모가가 싸거나, 회사가 엄청난 성장을 준비하고 있거나, 아니면 넉넉한 배당바구니를 풀거나 셋 중 하나다.

28일까지 청약절차를 밟고 있는 ING생명은 배당 수익률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있다. ING생명은 지난해 58%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이 추세를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매년 3000억원가량 순이익을 내고 있다. 희망공모가(주당 3만3000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연 5%를 훌쩍 넘는다. 시중 금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가만히 앉아서 고배당 수혜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수치는 RBC(지급여력비율)다. ING생명 RBC는 지난해 말 319%에 달해 삼성생명(304%), 미래에셋생명(221%) 등 경쟁업체를 모두 앞선다. 국제회계기준(IFRS17) 여파로 생보사 재무상황이 크게 휘청거릴 위기에서도 든든하게 버틸 체력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향후 일정을 보면 연내 상장을 천명한 저비용항공사 진에어와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에 눈길이 쏠린다. 진에어는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매출이 눈에 띄게 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관심을 살 만하다. 진에어는 작년 매출액 7197억원, 영업이익 523억원, 당기순이익 39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뤘다. 2010년부터 7년 연속 흑자다.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절대 망하지 않을 기업이다.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다면 매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 결국 관건은 공모가가 어느 정도로 정해지느냐로 모아진다.

최근 코스피가 6년 만에 2200 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때마침 상장에 나서는 공모주식 '옥석가리기'로 수익을 낼 여건이 갖춰진 상태다. 지난 26일 청약절차를 마감한 넷마블게임즈 역시 청약경쟁률 29.17대1을 기록하며 중박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번 청약에 들어온 자금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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