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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지식강연 'TED'에 깜짝 등장한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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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시작 전까지 비밀로 해 "권력 가진 자들 겸손해져라"

조선일보

/테드


프란치스코 교황(81)이 25일(현지 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지식 강연 '테드(TED)'에 영상을 통해 깜짝 출연〈사진〉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책상 앞에서 촬영한 18분짜리 영상에서 '온유의 혁명(revolution of tenderness)'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내'가 아닌 '우리'가 있을 때 혁명이 시작된다"며 "여러분이 가진 영향력과 힘을 다른 사람을 돌보는 데 사용하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TED 강연은 시작 전까지 비밀에 부쳐졌고 행사 안내서에도 기재되지 않았다. WP는 "교황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하자 사람들은 깜짝 놀라 박수를 쳤고 한 여성은 '말도 안 돼!'를 외쳤다"고 전했다.

교황은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만날 때 '왜 내가 아니고 그들일까'라는 의문이 든다"며 "그럴 때마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을 돌볼 책임이 있다고 믿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인류애와 애정을 바탕으로 권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과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과학과 기술 혁신이 평등과 사회적 포용을 가져온다면 멋질 것"이라며 "지구에서 먼 행성을 새로 발견했을 때 우리 주변의 형제와 자매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면 얼마나 훌륭할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교황은 과거 특정 단체나 집단을 위해 영상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지만 국제 강연회에서 이런 방식으로 강연한 것은 처음이다. TED 국제담당 기획자는 "교황의 강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1년 이상 공들였다"고 했다.

[양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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