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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뉴스톡] "민망하네요" 코스피 급등, 헛다리 짚은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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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7일 코스피 지수(2209.46)가 사상 최고치(2011년 5월의 2228.96)에 20포인트 내로 근접했습니다. 실적이 급등한 국내기업 주식이 인기를 끌면서 6년 만에 증시에 '봄날'이 왔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가장 반기는 이는 기나긴 증시 침체로 속앓이 하던 증권사들입니다. 증시가 살아나자 올 들어 증권 업종 지수가 22% 급등했습니다. 코스피 상승률(9%)의 두 배를 넘는 증가율입니다. NH투자증권 주가가 연초 이후 약 40% 뛴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도 10~20%대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증권사에서 증시를 전망하는 리서치센터 관계자들은 "(코스피 상승이) 조금 민망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작년 말 내놨던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가 크게 빗나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의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는 1910~2240선이었습니다. 이 중 코스피가 2180까지 오를 것으로 봤던 KB증권(1880~2180)과 2200으로 봤던 교보증권, SK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이미 상단이 깨졌습니다.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해진 겁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상단을 2300으로 올려잡았고, 삼성증권도 지난달 말 부랴부랴 예상 범위를 1860~2210에서 1950~2330으로 조정했습니다. 상단을 2210~2300으로 잡은 다른 증권사들도 현재 수정을 검토 중입니다.

물론 증시를 예상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 주가도 모르는데, 어쩌겠느냐"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코스피 상·하단 범위가 300포인트가 넘는데도 '오답'이 속출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합니다.

2011년 1600명에 달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100명 수준으로 줄었고, 시장 분석력도 종전보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증시 상승기에 상당수 국내 투자자들은 대형주 중심의 거대한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해 수익을 많이 못 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증시가 활기를 띠는 건 반길 일이지만, 증권사들이 내놓는 투자 정보의 질도 나아져 개미들도 돈 많이 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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