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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뜨거운 감자 된 ‘동성애’… 입 여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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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사생활… 송구” 이틀 만에 유감 표명 / 安 “찬반 사안 아니다… 동성혼은 반대” / 洪 “하나님 뜻에 반해… 엄벌해야 한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불거진 동성애 문제가 대선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성소수자와 인권 문제 등이 얽혀 있는 민감한 화두라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후보들도 27일 일제히 입을 열었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천군만마 국방안보 1천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 인사말 도중 성소수자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소수자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TV토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가 “반대한다”고 답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이틀 만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문 후보는 “동성애는 찬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아직 그럴 만한 사회적 합의가 모이지 않았다”며 “언젠가 우리 사회 전체의 인권의식이 높아지면 동성혼까지 받아들일 수준으로 가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안 후보는 제주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성애는 찬성 또는 반대, 허용 또는 불허의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세계일보

27일 오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가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앞에서 알바노조 회원이 동성애자 반대 발언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입장하자 기습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동성애에 대해 차별하거나 왕따를 해서는 안 되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없다”면서도 “(동성애를) 혼인, 가족제도 등에 집어넣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충남 유세 현장에서 동성애 논란과 관련해 “하나님의 뜻에 반한다”며 “법적으로 금지가 아니고 엄벌해야 한다”고 동성애 자체에 대해 거듭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동성결혼 합법화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다 반대한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계 표심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앞 유세에서 성신여대 성소수자 회원을 안아주고 울자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이제원기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동성혼 합법화는 국제적 추세이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성적 지향을 놓고 차별하면 안 된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동성 결혼도 축복받을 수 있도록 국민께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대선 공약집에서 평등대우법(차별금지법) 제정뿐 아니라 비혼·동성 커플 등의 가족 구성을 인정하는 내용의 ‘동반자등록법’ 제정을 약속하고 있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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