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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대우건설, 주가 상관없이 매각한다... 매각 위한 PEF 만기 연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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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와 상관없이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산업은행이 제시한 대우건설의 매각 적정 주가는 1만3000원 수준이지만 주가가 1만3000원까지 상승하기를 기다리기 보다 매각을 흥행시켜 주가를 끌어 올리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50.75%)을 보유한 'KDB밸류 제 6호' 펀드의 만기가 올 10월말 예정돼 있는 만큼 1~3년 후로 만기 연장할 계획이다. 문제는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지분을 인수할 곳이 마땅찮다는 것이다. 중동 일부 건설사와 펀드가 지난 2015년부터 인수의견을 타진해 오고 있지만 국내 건설업계 선두권에 있는 대우건설을 해외에 매각한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1·4분기 순익이 1919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869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받았지만 이같은 흑자전환 등을 감안하면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나오는 것을 감안해 이르면 6월부터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4분기 실적까지 감안해 하반기 매각작업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의견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이 8월 중에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9월에야 매각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올해 남은 시간이 적다"며 "1·4분기 실적과 감사의견이 나온 후에 수요조사를 진행해 본격적인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산업은행도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현재 주가를 크게 감안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대우건설의 주가는 7280원으로, 산업은행이 제시한 적정 주가 1만3000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다. 주가가 적정 수준까지 오르기만 기다린다면 올해 매각 작업을 시작도 할 수 없다"며 "주가에 상관없이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실적이 계속 개선될 전망이어서 본격적인 매각 추진까지 진행된다면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도 일단 긍정적 의견이다. 김기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대규모 손실 반영 후 올해 해외 원가율 개선과 함께 대우건설 측이 제시한 올해 영업익 예상치인 7000억원에 부합하는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추가 계획과 연내 도급계약 체결 목표인 사우디 하우징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성장 모멘텀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대 3조원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지분을 인수할 주체가 나타날지가 관건이다. 국내 펀드와 건설사들도 대우건설 인수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데다, 선두권인 대우건설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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