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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남극 빙하 명물 '피의 폭포' 미스테리, 106년 만에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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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남극 테일러 빙하에 있는 피의 폭포. /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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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남극의 테일러 빙하 ‘피의 폭포(Blood falls)’에 얽힌 수수께끼가 풀렸다.

남극의 명물로 꼽히는 피의 폭포는 1911년 영국 태생 호주 지질학자 그리피스 테일러 박사가 처음 발견했다. 테일러 박사는 폭포가 붉게 물드는 원인으로 붉은 미세 조류를 꼽았다.

90년 가까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이 주장은 2003년 뒤집어졌다. 빙하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500만년 된 해수 호수의 마지막 잔해이고, 여기 포함된 철 성분이 산소와 만나 산화하면서 붉게 변했다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 칼리지와 알래스카대 페어뱅크스캠퍼스 공동연구진이 한 발 더 나아간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26일(현지시각)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연구진은 ‘피의 폭포’의 원천이 빙하 밑에 100만년 이상 갇혀있던 큰 호수에서 나온 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반향정위(echolotion) 방식을 사용해 빙하 물 밑의 경로를 추적했다. 반향정위는 음파를 내보내고 되돌아온 음파로 위치와 지형지물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티나 카 연구원은 "박쥐가 이 기술을 사용해 주변 물체를 본다"며 "우리는 빙하 주변에 안테나를 격자 모양으로 움직여 얼음 속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부분은 빙하에 '갇힌' 호수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얼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은 얼어붙을 때 열이 방출된다. 이에 따라 주변에 있는 얼음이 녹으면서 물을 계속 흘려보내게 된다. 핏빛 폭포가 선명해지는 이유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빙하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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