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취재하는 안윤학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바른정당은 지금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새로운 보수가 되겠다며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당을 만든 지 불과 석 달 만에 최대 위기에 몰렸습니다.
취재기자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안윤학 기자!
바른정당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똘똘 뭉쳐도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체 왜 이렇게 갈등을 겪고 있는 거죠?
[기자]
먼저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면 갈등의 소지 자체가 없었겠죠.
TV 토론에서의 선전에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를 넘지 못하고 계속 답보 상태에 있으니까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일단 당내에서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속내를 보면요, 당장은 선거 비용이 걱정입니다.
아시다시피 실제 선거에서는 득표율 10%를 넘겨야 선거비용 50%를 보전받고 15%를 넘겨야 전액을 돌려받습니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안 보이니 당이 이러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고요.
선거 이후 합종연횡의 정계 개편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봤을 때도 '답이 안 나온다' 이겁니다.
정말 이 정도밖에 득표율이 안 나온다면 보수 통합이 됐든, 중도 대통합이 됐든 주도권은커녕 존재감 없이 다른 당에 흡수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기초단체장이나 시·도의원, 그리고 핵심 당원을 기반으로 지역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언론에 잘 노출되진 않지만, 이들 뿌리 조직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국민의당에 갈 조짐을 보이니, 이러다 지역구 유지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자신들 손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아놓고 지지율이 낮다고 단일화를 압박하고, 일각에서는 후보 사퇴까지 거론하게 쉽게 납득은 안 되는데요?
[기자]
그래서 유승민 후보가 볼멘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애초 후보가 될 때 지지율이 낮으면 단일화를 하겠다는 조건이 있었냐, 없었다는 거죠.
또 이렇게 후보를 흔드는 것은 비민주적인 행태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유 후보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 (어제) : 잘못된 길로 당이 가고 있기 때문에 당의 잘못된 비민주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제 갈 길을 가면서….]
조금 전에 제가 당내 갈등의 원인으로 낮은 지지율과 선거비용, 지역조직 문제를 말씀드렸는데, 좀 더 근본적이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리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연말 연초 지금의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죠.
유승민 후보와 지금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생각이 제각각 달랐던 겁니다.
유 후보는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당이 독자 세력으로 남아주길 바랬습니다.
반면, 단일화파 의원들은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당이 반문 연대의 중심에 서길 바랬습니다.
특히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카드였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정치적 기반이 되고자 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이런 식으로 출발부터 "나는 독자 노선을 갈래", "아니야, 우리는 반 전 총장과 함께 갈 거야" 동상이몽에 오월동주를 하다 보니 지금 배가 뒤집힐 지경이 처한 겁니다.
그런데요, 사람 따라다니는 정치가 싫다며, 친박 패권이 싫다며 탈당한 바른정당 의원들이 또다시 반기문이란 한 사람을 그리며 당을 새로 꾸렸다는 것도 우리 정치의 후진성, 그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긴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이럴 거면 그냥 당이 깨지는 게 낫겠다"
이건 제 말이 아니고요, 최근 바른정당을 담당하는 취재기자들의 불만에 찬 목소리입니다.
실제, 탈당 움직임도 있습니다.
실명을 거론하긴 어렵지만, 제게 탈당 의사를 강하게 내비친 의원도 있었고요.
김무성 의원이 이 상황을 좀 정리하고 싶어하긴 합니다.
오늘 오전에 입장문을 내고 자신과 관련해 탈당설, 혹은 중대결심설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혀 근거도 없고 사실도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탈당을 고심하는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선 전이든 대선 이후든 일부 의원들의 탈당은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유승민 후보는 완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워낙 가치와 소신을 중시하다 보니, 또 완주만이 새 보수의 길을 개척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보니 쉽게 단일화에 나설 것 같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는 당의 얼굴로서, 당내 분란을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낮은 자세로 추스르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안윤학 [yhah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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