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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봄맞이 국내 관광 가이드]충청도 봄 여행 이것만은 드셔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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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이기진 대전충청취재본부장·한식-양식-중식조리기능사

동아일보

봄, 봄, 봄, 봄이다. 5월 초는 근로자의 날, 부처님오신날, 어린이날 등 쉬는 날도 많다. 황금 아닌 ‘다이아몬드 연휴’다. 이럴 때 여행하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모독이다.

여행지 선택의 1순위는 요즘 볼거리, 즐길거리가 아닌 먹을거리다. ‘미각기행’이라는 테마 여행상품이 나온 지 오래다. ‘먹투어’(먹거리를 테마로 한 여행) TV프로그램이 인기인 이유이기도 하다. 혀는 요물이니 비위를 맞춰 여행 계획을 세우자.

충청도 봄은 유난히 먹을 게 많다.

제철을 맞은 서해 봄 꽃게, 주꾸미, 도다리, 키조개, 붕장어는 물론이고 갯벌에서 나오는 바지락의 살이 통통하다. 이것뿐이랴. 충남 부여와 논산에서는 5월에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웅어회가 많다.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서산 게국지와 우럭젓국도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호기심을 자극한다.

봄은 암꽃게, 가을은 수꽃게다. 요즘은 알이 꽉 찬 암꽃게다. 잿빛 등딱지를 확 뒤집어 보면 배딱지에 불그스레한 색깔, 바로 알이다. 신선한 꽃게에 ‘갖은 양념’은 모욕이다. 살아있는 놈 찜통에 넣고 쪄내면 끝이다. 두 손으로 배딱지 쭉 잘라 토실토실한 살 입안에 넣어보자. 달짝지근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보답한다. 보령과 서산, 홍성 등지에 많다.

못생긴 주꾸미는 그 위세(威勢)를 여름까지 떨친다. 서해 주꾸미는 쫀득하고 담백하다. ‘머리’라 불리는 몸통 속엔 위, 간, 아가미, 생식기가 들어 있다. 왜 이를 머리라 부르는지 모를 일이다. 또 여덟 개 팔을 사람들은 ‘다리’라고 우긴다. 회로도 먹고, 무쳐도 먹고, 데쳐서도 먹고, 삶아서도 먹고, 볶아서도 먹고 또 구워서도 먹는다. 홍성, 서산, 태안, 보령, 서천에 많다.

‘봄 웅어, 가을 전어’라는 말도 있다. 웅어 마니아들은 ‘봄 도다리’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웅어는 요즘 부여와 논산에 많다. 길이 30cm 안팎의 날씬한 은빛 물고기로 칼처럼 생겼다. 연안에 살다가 4, 5월이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기름기가 많고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해 미나리와 오이 당근 양파 등의 채소와 참기름, 참깨와 버무린 무침이 최고다. 충청도에서는 ‘우어’라고 부른다.

바지락, 동죽, 사골육수, 채소, 들깨, 추어, 매운칼국수…. 대전의 식당 2만여 개 중 칼국수를 파는 곳이 2000여 곳이나 되는 이유는 뭘까. 올봄 대전을 방문하면 칼국수는 한 번쯤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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